축구
[마이데일리 = 중국 광저우 강지훈 기자] 결승 진출 문턱에서 좌절한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병역혜택이 오히려 악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한국은 23일(이하 한국시각) 중국 광저우 톈허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 0-1로 패했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상대 공격수 알라브리에 뼈 아픈 결승골을 허용했다. 24년 만의 아시안게임 우승을 노렸던 한국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홍 감독은 "병역혜택이 선수들에게 너무 큰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이 끝난 뒤 선수들과 1시간동안 눈물의 미팅을 가졌다. 감독이 아닌 선배이자 경험자로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홍 감독은 "병역혜택이 동기부여가 된다고 하지만 반대로 경기력에는 악영향을 준다. 플러스마이너스제로가 되면 좋겠지만 오히려 마이너스다. 선수 1명, 1명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압박감이 내 생각보다 훨씬 컸다"며 "그 부담감과 고통을 참아낸 이야기들을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했다. 1시간 내내 내 눈가에도 눈물이 맺혔다. 그 미팅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서야 압박감을 풀어낼 수 있었고 남은 건 신나게 경기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걸 얻을 수는 없었지만 감독이나 선수나 돈 주고 살 수 없는 경험들을 했다. 마무리가 아쉬웠을 따름이다. 북한전에서 1명이 많은 경기에서도 승리를 놓쳤고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상대 1명이 퇴장당한 상황에서 오히려 동점골을 내 줬다. 완성된 선수들이 아니기에 좋은 경험들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감독으로서 나는 실패다. 어떤 것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비판도 다 들을 각오가 돼 있다"면서 "18일동안 6경기를 치르는 아시안게임 같은 형태의 대회는 다시 할 수 없을테니 많은 공부가 됐다. 탈락 충격은 크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내일 하루 쉬고 바로 3-4위전을 치러야 하는 선수들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 중국 광저우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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