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연평도 주민 341명, 오후 3시경 인천항 도착 예정... 통신 복구 위해 인력 투입
북한이 포격한 다음날인 24일, 날이 밝자 다수의 연평도 주민들이 섬을 빠져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이날 오전 8시경 주민 341명을 태운 해양경비정 두 척이 연평도를 출발했다고 밝혔다. 주민들을 실은 경비정은 오후 3시경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로 들어올 예정이다.
연평도와 인천항 사이는 여객선으로 2시간여 거리지만, 경비정은 여객선보다 속력이 느리고 많은 인원이 탑승해 안전상의 이유로 천천히 운항하고 있어 시간이 더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 포격 첫날 200여 명의 주민이 여객선과 어선을 이용해 섬을 빠져나온 것에 이어 총 500여 명이 육지로 이동하게 됨으로써, 연평도에는 900여 명의 주민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일 낮 12시 30분에 연평도로 들어가는 여객선은 오전 10시 현재까지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해경 관계자는 "여객선 운항은 경찰이 아니라 해군작전사령부에서 통제하고 있으며, 배 운항이 장기간 중단될 경우 언론 통제 논란의 여지가 있어 곧 언론의 출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는 오전 내내 연평도 구호를 위한 준비로 분주했다. 100여 명의 경찰이 동원돼 두 대의 경비정에 구호물품을 실어 날랐다. 해경은 어제(23일) 1차 구호물품을 투입한 데 이어 이날 이불, 치약, 양말, 생리대 등 구호품이 들어 있는 상자 2000개를 실은 경비정을 오전 10시 30분경 연평도로 출발시켰다.
이 배에는 끊어진 무선통신을 복구하기 위해 각 통신업체의 기술인력 40여 명이 동승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현장에 가봐야 알겠지만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송영길 시장 "주민들이 나가고 싶어 한다"
밤사이에도 구호 작업은 계속 이어졌다. 23일 비상식량과 의료품을 들고 현장을 방문한 송영길 인천시장은 이날 오전 YTN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연평도 주민들이 있는 대피소 시설이 낙후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 주민들도 대피 명령으로 피신한 상황이지만 그곳 역시 대피소 시설이 좋지 않아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시급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이어 "소방대원들을 투입해 진화 중이라 민가들은 대부분 진화가 완료됐지만 5가구 정도가 전소됐다. 산불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송 시장은 "긴급 식량이 제공됐지만 주민들이 불안한 심정으로 대피해 있다. 전부 인천으로 가고 싶어 한다"며 "해양경찰청의 도움으로 일부 인천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여객선 출항이 현재 허용되지 않아 이동에 어려움이 있다. 여객선 출항에 대해 군에서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민간의 지원도 시작됐다. 인천적십자는 23일 1차 구호품을 전달한 데 이어 이날 오전 5시 30분 물 3000병, 컵라면, 양초, 구급낭, 빵 등 의료품과 비상식량 등을 긴급 지원했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두 번에 걸쳐 지원물품이 전달됐고 추가로 밥을 지어 먹을 수 있는 식당차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가능하면 복구 인력까지 지원하기 위해 인천시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최지용 (endofwinter)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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