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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인천시가 북한군의 포격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연평도 피난 주민에게 1인당 100만원의 일시생활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정작 피난 주민들은 생계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연평도에서 배를 타고 겨울에는 육지로 나간다는 장모 씨(61)는 26일 "필요한 생필품도 못 챙겨 섬을 빠져나왔다. 지금 정부에서 위로금을 준답시고 신상명세를 조사하고 있는데 이런 위로금 따위로 주민들이 과연 위로가 될 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지금 내 집은 냉장고도 타고 안에 내용물도 다 탔다. 집 지은지 일년이 갓 지났는데 왜 이런일이 발생한 건지 모르겠다"며 "과연 정부가 건물 안의 내용물도 다 보상해 줄 것인지 의심된다"고 푸념했다.
이어 "지금 당장 배로 나가 일을 하고 싶다. 하루 일당이 15만원인데, 지금 정부에서 하루 3만원 주는 꼴"이라며 "일당을 포기하고 무작정 기다리려니 앞으로 먹고 사는 일이 걱정된다"라고 덧붙였다.
대학생 최모 씨(27) 역시 비슷한 의견을 전했다. 최 씨는 "소식을 듣고 찜질방으로 왔는데 아버지가 적어도 2억원 정도는 손해를 본 것 같다고 하더라"며 "정부가 모두 보상해 줄 것이라 믿지만, 가족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26일 옹진군청 관계자는 "생필품 구입, 카드비 납부 등 연평도 주민들이 긴급히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도록 1인당 100만원씩의 위로금을 긴급 지원하겠다"며 "지급 방법과 시기는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평도 주민들은 이날 ▲ 세대주 ▲ 주민등록번호 ▲ 주소 ▲ 계좌 내역 ▲ 가족수 의 항목에 따라 '연평 피난주민 일시생활 위로금 신청서'를 작성했다.
[인천의 한 찜질방에서 3일째 생활 중인 연평도 주민들]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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