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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병민 인턴기자] 40억 아시아인들의 축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27일 오후 폐막식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한국은 역대 원정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기록을 경신하는 쾌거를 이루며 27일 현재 금메달 75개로 대회 종합 2위 수성에 성공했다.
한국은 양궁 유도 사격 등 전통의 효자종목과 육상 수영 등 메달 볼모지에서 값진 금메달을 수확하며 당초 목표치보다 많은 메달을 수확했다. 하지만 여기에 처음 출전하는 종목들도 제 역할을 다하며 한국의 종합 2위 수성에 한 몫 했다.
이번 대회 한국은 세계최강의 실력을 자랑하는 바둑과 인라인롤러, 생활체육으로 자리잡은 댄스스포츠와 다소 생소한 카바디, 드래곤 보트에 첫 출전했다.
2006년 도하 대회 때 첫 정식 종목이 된 체스(서양장기)에 이어 동양의 마인드 스포츠인 바둑은 이번 대회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혼성페어와 남녀 단체전 등 3개의 금메달이 걸린 가운데 한국은 2개의 금메달을 목표했다. 혼성페어와 남자 단체전은 금메달이 유력했지만 여자 단체전은 중국과의 실력이 비슷해서 쉽게 장담하지 못했다.
바둑은 22일 이슬아(초단)-박정환(8단)이 중국을 누르고 혼성페어에서 금메달을 획득한데 이어 26일 '국수' 이창호(9단)와 '천재' 이세돌(9단)이 이끄는 남자 단체팀과 중국에 다소 열세로 평가받던 여자 단체팀 마저 결승에서 중국을 제압했다. 양궁과 골프에 이어 단일 종목에 걸린 금메달을 싹쓸이 했다. 여기에 가장 어린 이슬아와 박정환이 2관왕이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중국은 이번 대회 바둑을 공식종목으로 채택하기 위해 각오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자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바둑 금메달을 획득해 종주국의 위상을 세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자율과 훈련의 조화 속에서 최상의 전력을 갖춘 한국에게 모두 패하며 종주국의 위상을 구겼다. 바둑의 이번 대회 성적은 가히 최우수라고 할 수 있다.
세계최강의 실력을 갖고 있지만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인라인 롤러도 이번 대회 목표한 성과를 거두며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알렸다.
인라인 롤러는 23일 중국 광저우 벨로드롬 인라인롤러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300m 타임 트라이얼에서 안이슬(18.청주여상)이 대회 첫금메달을 목에 건데 이어 24일 우효숙(24.청주시청)이 인라인롤러 EP 1만m 결선에서 31점을 획득, 두 번째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세를 몰아 손근성(24.경남도청)이 EP 1만m에서도 금메달을, 최광호(17.대구경신고)가 은메달을 차지, 종목 이틀째 만에 금 3 은 2 동 2 을 차지하며 인라인롤러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대한민국 인라인롤러 선수들의 실력과 기량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지만 그동안 인라인롤러종목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 등으로 국민들에게 주목을 받지 못한 '비인기 종목'으로 비쳐왔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광저우아시안게임의 '금빛 질주'로 인라인롤러 종목이 아시안게임 뿐만아니라 올림픽에도 태권도와 유도, 양궁과 같은 '효자종목'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줬다.
생활체육으로 친근했던 댄스스포츠는 이번 대회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10개의 금메달을 놓고 아시아 각국이 각축을 벌였다.
댄스스포츠는 크게 스탠더드와 라틴 종목으로 나뉘며 스탠더드는 탱고, 퀵스텝, 슬로 폭스트롯, 왈츠가 포함됐고, 라틴에는 삼바, 자이브, 차차차, 파소도블레, 룸바로 이뤄졌다.
댄스스포츠는 이번 대회에서 2개의 금메달을 예상했다. 하지만 중국의 어이없는 편파판정에 눈물을 삼켰다. 댄스스포츠는 최고점수와 최저점수를 뺀 점수로 등수를 가려야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최고·최저 점수를 빼지 않고 점수를 합산했다. 여기에 중국 심판이 들어간 상태에서 채점이 진행됐다. 도저히 금메달을 딸 수 없는 눈가림 채점이었다. 결국 중국은 10개의 금메달을 싹쓸이 했다.
물론 우리나라 선수들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은 7 동 3 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중국과 공정한 대결을 했다면 당초 목표치보다 초과 달성이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우리 선수들은 분전했다.
앞으로 댄스스포츠는 올림픽에도 채택될 전망이다. 올림픽에서만큼은 공정한 심사 규정 안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금메달의 쾌거를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대회 참가 주체를 놓고 협회 간 갈등을 빚었던 드래곤보트는 다른 나라들이 주로 드래곤보트협회에서 선수를 선발한 것과 달리 카누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이번 대회 참가했다.
시작은 좋지 않았지만 드래곤보트는 18일 쩡청 드래곤보트장에서 열린 남자 1000m 결승에서 3분37초254로 인도네시아(3분32초016). 미얀마(3분34초542)에 이어 3위에 입상했다. 대회 준비 한 달만에 세계 정상의 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여기에 변변한 장비와 훈련 장소없이 인터넷 동영상을 보며 대회 준비를 해왔기에 어느 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이었다.
이들은 한 달만에 세계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더이상 드래곤보트에 오를 일은 없어 보인다. 다음 아시안게임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도전사는 한국 아시안게임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 美 : 카바디 - 아름다운 도전
이름부터 생소했다. 대회 전부터 언론들은 메달 기대보다 특이함에 주목했다. 카바디 종주국인 인도를 비롯해 방글라데시, 네팔 등 서남아시아권 국가들이 강국이다.
한국은 이번이 아시안게임 첫 출전이며 4강 진출을 목표로 남녀 대표팀 각 10명씩을 파견했다. 전문선수가 부족하기에 대회 출전 선수도 다양한 직업과 경력의 선수들로 꾸려졌다. 특히 여자 대표팀은 대부분 외인 부대다. 체대생들이 주축이다. 여자 씨름왕 임수정도 있다. 수능시험을 치르고 바로 광저우에 입성한 고3 여학생 둘도 있다.
그렇다고 실력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남자 대표팀은 지난해 실내 아시안게임 때 아깝게 동메달을 놓쳤고, 여자팀은 2008년 제1회 발리 아시아비치경기대회에서 동메달을 따 이번 대회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큰 대회의 벽은 높았다. 한국은 한 차례 부전승 외에는 모두 패했다. 비록 메달에 입상하지는 못했지만 카바디 대표팀의 도전은 진정한 스포츠 도전정신을 일깨워줬다.
이번 대회 첫 정식종목이 된 이들 종목에서 한국이 앞으로도 금메달을 획득할 가능성은 낮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의 종목 수를 이번 대회보다 줄어든 35개로 결정해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닌 종목들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 이들의 도전은 한국 아시안게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아름다운 도전'이었다.
[바둑 2관왕 이슬아 박정환(위) 드래곤보트 대표팀(아래) 사진 = 중국 광저우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유병민 기자 yoob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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