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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스타들이 남긴 어록에 국민들은 웃음 지었고 또 눈물 흘렸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대만을 9-3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하던 지난 19일 추신수(28.클리블랜드)의 감격은 누구보다 남달랐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추신수는 무엇보다 병역 면제 혜택이 절실했던 터라 금메달 획득은 앞으로 그의 선수 생활을 결정 짓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결국 시상식에서 애국가에 눈물 흘렸던 추신수는 "지금도 이 상황이 꿈만 같다"며 "애국가가 들려오고 태극기가 올라오니 찡했다. 미국에서 경기 전에 미국 국가가 들리면 속으로는 애국가를 불렀다"며 진정한 국가대표다운 소감을 전했다.
아시안게임 2연속 3관왕에 오른 '마린보이' 박태환(21.단국대)의 1위 비결도 눈길을 끌었다. 박태환은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80으로 우승한 뒤 "100m 턴을 하고 옆을 봤는데 중국 쑨양이 쫓아오길래 막 도망쳤다"며 라이벌 쑨양의 추격에 깜짝 놀라 서둘러 스퍼트를 냈던 것 뿐이라고 밝혔다.
박태환에 이어 한국 수영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른 정다래(19.전남수영연맹)도 톡톡 튀는 발언으로 화제가 됐다. 우승 직후 "엉엉" 울며 제대로 말도 못하던 그녀는 누가 가장 보고 싶냐는 질문에 "코치님과 부모님, 동현이"라며 짝사랑하는 남자 친구를 밝혀 웃음을 주기도 했다.
반면 축구대표팀의 박주영(25.AS모나코)은 눈물을 삼켜야 했다. 프랑스리그 AS모나코에서 뛰고 있는 박주영 역시 추신수처럼 병역 면제 혜택이 절실했지만 한국은 아랍에미리트연합에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박주영은 이란과의 3~4위 전에서 1골을 넣으며 극적인 4-3 역전승에 기여했지만 병역 혜택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유도의 왕기춘(22.용인대)이 보여준 매너는 많은 아시아인들을 감동시켰다. 왕기춘은 남자 유도 73kg 이하급 결승에서 일본의 아키모토 히로유키에게 연장 끝에 유효패를 당하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라인 롤러의 우효숙(24.청주시청)은 라이벌 궉채이를 향한 솔직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EP 1만m 결선에서 총 31점을 획득하고 금메달을 따낸 우효숙은 "궉채이가 미웠다"며 "중 고교 시절 스치기만 해도 서로 싸웠다"고 밝혔다.
우효숙은 그동안 세계선수권을 7차례 우승하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됐지만 세간의 관심은 오로지 '얼짱' 선수인 궉채이에게만 쏠렸던 것에 울분을 토해낸 것이다. 우효숙은 "너무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세계선수권 우승을 마치 전국체전 1위처럼 평가하더라. 아무도 몰라줄 때 너무 속상했다"면서 '얼짱' 라이벌에 밀려 속앓이 했던 마음을 드러냈다.
[야구 추신수-수영 박태환-축구 박주영-유도 왕기춘-멀리뛰기 우효숙(맨위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DB-gettyimagekorea/멀티비츠]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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