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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새로운 SBS 예능 프로그램 ‘밤이면 밤마다’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지난 15일 첫선을 보인 ‘밤이면 밤마다’는 연예인 게스트 2명을 초대해 팀을 나눠 청문회 형식으로 진행되는 심야토크쇼 프로그램을 표방한다. 막상 뚜껑을 연 ‘밤이면 밤마다’는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늘어놓는 토크쇼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KBS, MBC, SBS 등 방송 3사는 수많은 토크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토크 프로그램들이 프로그램 제목만 다르지 본질은 비슷하다. 바로 연예인들을 초대해 사생활을 전시하는 종합전시장이라는 사실이다.
KBS의 ‘여유만만’, ‘승승장구’ ‘해피투게더’ ‘백점만점’ ‘야행성’, MBC의 ‘기분좋은 날’, ‘황금어장-무릎팍도사, 라디오스타’ ‘세바퀴’ ‘놀러와’ 그리고 SBS ‘좋은 아침’ ‘밤이면 밤마다’ ‘자기야’ ‘강심장’ 등 토크 프로그램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연예인의 사생활을 늘어놓는 토크 프로그램이다.
물론 이중에서 ‘놀러와’ 처럼 주제를 정해놓고 관련 연예인을 초대해 기획 토크를 벌이는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토크 프로그램들이 연예인 게스트가 나와 연인과의 스킨십등 신변잡기에서 결혼, 이혼에 이르기까지 사생활을 늘어놓는다. ‘토크 프로그램=연예인 사생활 전시장’이라는 등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연예인의 사생활은 대중의 궁금증을 유발하며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기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방송 3사의 수많은 토크 프로그램들이 연예인의 사생활을 늘어놓는 것으로 일관하는 것은 전파낭비이자 토크 프로그램의 퇴보를 가져온다.
시청자들이 수많은 토크 프로그램을 만나고 있지만 그 수에 버금가는 다양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바로 형식만 다르지 진행되는 내용이 연예인의 사생활 늘어놓기로 일관되기 때문이다.
토크 프로그램이 차별화되지 않고 내용도 일관되게 연예인 사생활 위주로 구성되다보니 출연하는 연예인 게스트들이 자신이 한 프로그램에서 한 이야기를 다른 프로그램에서 재탕, 삼탕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출연자들이 눈길을 끌기위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토크쇼=연예인 사생활 전시장’ 등식의 폐해다. 출연 연예인들은 열애나 결별에 대한 자신의 사생활을 늘어놓으면서 다른 연예인의 인권침해나 명예훼손, 사생활침해를 하는 말들을 남발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진위여부가 확실하지 않는데도 사실인 것처럼 사생활을 늘어놓고 있다.
토크 프로그램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출연하는 게스트다. 연예인으로 획일화되고 있는 관행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람들을 초대해 의미와 재미를 주는 토크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토크의 내용들도 연예인의 사생활 늘어놓기에서 벗어나야한다.
‘토크 프로그램=연예인 사생활 늘어놓기’ 등식에서 탈피하는 것이 토크 프로그램의 진화를 할 수 있는 첫 번째 길이다.
[방송 3사의 토크 프로그램은 연예인 사생활 전시장이라는 성격을 벗어나지 않는다. 사진=KBS, MBC, SBS제공]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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