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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언제나 어떤 상이든 모두가 만족하는 상이란 있을 수 없지만 최소한 다수가 인정하는 상은 돼야 하지 않을까?
최근 '제31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은 영화 '시'의 윤정희와 '심야의FM'의 수애의 공동수상으로 돌아갔다. 이례적인 '청룡영화상'의 공동 수상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기 보단 아쉽다는 반응을 보인 게 사실이다. 수애의 연기력이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의 서영희를 비롯한 다른 배우들을 압도해 윤정희와 공동으로 상을 받을 수 밖에 없을 만큼 뛰어났는지는 사람들의 시선에 따라 다를 것이다.
이처럼 '공동 수상'이란 언제나 잡음이 섞이게 마련이다. 특히 방송3사의 '연기대상'은 공동 수상이 남발되는 그야말로 집안 잔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곧 12월이 되면 시청자들은 각 방송사 드라마에 1년간 출연했던 주요 배우들이 극히 소수를 제외하고는 상 하나쯤은 다 타게 되는 짜증스러운 장면을 바라봐야 한다. 드라마 '온에어'의 대사처럼 시청자가 바보고 연기대상이 개근상이란 말인가?
상 받으러 무대에 오른 배우인들 공동 수상을 자랑스러워 할지도 의문이다. 배우 본인도 자신이 끼워 주기식 공동 수상이 아닌지 미심쩍을 것이고 반대로 같이 상을 탄 다른 배우가 자신만큼 연기력을 지녔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것이다. 공동 수상자로 호명되는 순간 기뻐하기 보단 멋쩍어 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우린 매년 지켜보며 충분히 느끼고 있다.
이 같은 방송사들의 공동수상은 배우와 소속사 눈치보기에 급급한 측면이 있다. 광고 수입이 주 수입원인 방송사로서는 일정 시청률을 보장해주는 톱스타를 자신들의 드라마에 출연 시키고 싶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드라마의 작품성이 떨어지든 배우의 연기력이 부족하든 관계 없이 연말에 상이라도 하나 주지 않으면 다음 드라마 캐스팅에 응해 주지 않을까봐 눈치 보는 것이다. 이런 눈치보기 식 공동수상은 급기야 지난 2008년 MBC '연기대상'의 공동수상이란 결과를 만들어 버렸다. 당시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과 '에덴의 동쪽'의 송승헌이 공동으로 대상을 수상했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김명민의 단독 수상을 예견했다.
'연기대상'이란 한해 동안 최고의 연기력을 선보인 배우에게 돌아가는 게 맞고 시청자들도 그것을 기준으로 시상식을 지켜본다. 방송사의 시상 기준이 시청자들의 기준과 달리 드라마 시청률과 배우의 인기, 이름값이라면 '연기 대상'이 아니라 '인기 대상'으로 바꾸는 게 옳다.
2010년 한해 동안 각 방송사 별로 뛰어난 배우들이 갈고 닦은 연기력을 발휘했다. 그 중에는 연륜에 비해 단 한번도 대상을 받아본 적 없는 중견 배우도 있고, 온몸을 던져가며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배우도 있다. 부디 이번 연말 '연기대상'에선 받아야 할 사람이 받는 진정한 시상식이 되길 바란다. 이번에도 공동 수상 일색이라면 차라리 모두 무대에 올려 놓고 한꺼번에 시상해라. 그게 전파 낭비 줄이는 최선책이다.
[KBS '추노'-MBC '동이'-SBS '인생은 아름다워'(맨위부터)-김명민, 송승헌, 박신양, 김희애(네번째 사진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KBS-MBC-SBS-마이데일리DB ]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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