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고도성장속 재벌 봐주는 한국 분위기서 사건 초래" 지적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야구방망이 폭행' 사건이 미국 유력 일간지 'LA타임스'에도 실려 국제적인 망신을 사게됐다.
'LA타임스'는 1일 세계면 톱기사로 '한국 재벌들은 마치 법 위에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South Korean conglomerates act as though they are above the law)'는 제목으로 최철원(41) M&M 전 대표가 운수 업자인 유홍준(52)씨를 야구방망이로 폭행한 사건을 싣고 유씨의 사진도 게재했다.
'LA타임스'는 "최 씨가 유 씨를 야구 방망이로 폭행하며 한 대에 1000달러라고 말했고 나중에는 3000달러로 돈을 올렸다"며 "최 씨는 유 씨의 얼굴도 주먹으로 가격했고 그에게 돈을 던져준 뒤 택시에 태워 보내버렸다"면서 이번 일이 일어나게 된 계기 등 당시 사건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또한 이번 사건으로 한국 네티즌들 3만여 명이 최 전 대표의 구속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 사회에 최소한의 정의가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달라"는 한 네티즌의 글을 소개하며 한국 국민들이 받은 충격을 분노를 전했다.
이 신문은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재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한국의 힘 없는 사람들은 너무 오랫동안 하찮은 취급을 받아왔다"는 유 씨의 발언도 알리고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LA타임스'는 'chaebols'라며 재벌의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사용하며 재벌들이 한국 사회에서 어떤 대우를 받는지 상세히 알렸다.
'LA타임스'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자신의 아들을 폭행한 술집 종업원을 찾아가 보복 폭행했지만 결국 사면받은 사건도 알렸으며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사면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이 신문은 "2009년 탈세 혐의의 이건희 전 회장도 이명박 대통령이 동계올림픽 유치에 그의 도움을 필요로 해 사면받았다"며 "이 대통령 역시 한 때 현대건설의 사장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한국 재벌들이 사기, 배임, 횡령 등을 저질렀지만 대부분 감형되거나 사면받았다"고 지적했다.
'LA타임스'는 이같은 한국 사회 내 재벌의 특혜에 대해 한국 전쟁 이후 경제 성장에 대한 강박관념에 재벌이 경제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 재벌에 대한 엄격한 처벌을 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했다. 또 재벌이 1960년대 군사 정권 아래에서 번성하기 시작했다며 재벌들 스스로의 자정 능력이 사라졌다는 전문가의 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사건이 알려지며 재벌들의 법과 도덕을 무시하는 행동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국민 대다수가 요구하고 있는 현시점에 주요 외신에까지 사건이 소개돼 국제적으로도 한국 사회의 신뢰도만 떨어뜨리는 망신을 사게됐다.
['LA타임스'에 보도 된 '야구방망이 폭행사건'. 사진 = 'LA타임스' 캡쳐]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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