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연말은 시상식의 계절이다. 한국프로야구도 올 시즌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진행한다. 올해도 변함 없이 오는 11일 프로야구 창립기념일에 맞춰 열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29일 각 포지션별 후보를 발표했고 기자단과 미디어 관계자 투표를 거쳐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3층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영광의 주인공들이 가려진다.
이미 몇몇 포지션은 수상자를 예상할 수 있을 만큼 확정적인 포지션이 있는가 하면 근소한 차로 앞서거나 치열한 경쟁을 하는 포지션도 있다.
특히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관심을 모은다. 이승엽(오릭스)과 김태균(지바 롯데)이 일본으로, 이대호(롯데)가 3루로 떠난 상황이라 새로운 수상자를 배출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는 총 3명이다. 그 중 정규시즌 성적을 놓고 보면 최준석(두산)이 가장 앞선다. 박정권(SK)은 3할 타율(.306)을 올렸고 최희섭(KIA)은 21홈런을 쳤다. 그리고 최준석은 박정권의 타율보다 높고(.321) 최희섭의 홈런보다 많다(22개).
정규시즌 성적으로 보면 최준석이 앞서지만 그가 시상식 당일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다. 박정권은 올해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정규시즌 3위의 최준석보다 박정권의 팀 성적이 더 좋은 건 맞는 이야기다. 문제는 박정권이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되는 등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한 모습이 투표에 반영된다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달리 생각하면 왜 이 때문에 최준석은 노심초사를 해야 할까. 왜냐하면 골든글러브는 정규시즌의 기록만 놓고 후보를 정하고 수상자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대 수상자를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른바 '포스트시즌 프리미엄'의 존재다. 과거 PS 프리미엄에 의한 수상 사례도 있었다.
2001년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두산 홍성흔(현 롯데)의 차지였다. 홍성흔은 포스트시즌에서 안경현, 홍원기와 함께 '안성기 트리오'를 구축,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두산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이 때문이었을까. 정규시즌에서 타율 .267 8홈런 48타점을 기록한 홍성흔은 타율 .257 24홈런 81타점 21도루를 기록한 현대 박경완(현 SK)을 누르고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박경완은 역대 포수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고도 고배를 마셔야 했다.
PS 프리미엄에 당했던 박경완은 거꾸로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환상의 리드로 개인 성적은 조인성(LG)에게 밀렸지만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당시 박경완은 타율 .247 15홈런 60타점, 조인성은 타율 .282 13홈런 73타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현상은 불공정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투표 시기를 '정규시즌 후, 포스트시즌 전'으로 앞당기는 것이다. 포스트시즌 전 투표를 마친다면 PS 프리미엄은 사라지게 된다.
사실 골든글러브의 '글러브'만 보면 최고의 수비수를 뽑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타격 성적에 의해 선정된 바 있다. 그렇다고 포지션별 최고의 타자를 가리는 상도 아니다.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도 논란이 벌어질 수 있고 그에 따른 예상치 못한 수혜자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
[두산 최준석(사진 위), SK 박정권(사진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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