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김민성의 스타★필]
예능계에는 많은 콤비가 존재한다. 홀로 혹은 같이 활동하며 올해 최고의 활동을 펼친 유재석-박명수를 비롯, 강호동-이승기, 서경석-이윤석, 유세윤-장동민-유상무 등이 있다. 그리고 전설의 명콤비 김용만-김국진이 10년 만에 SBS 역사 버라이어티 ‘고구마’를 통해 부활했다.
김국진과 김용만은 1991년 KBS 대학개그제로 데뷔, 오랜 세월 함께 활동하며 90년대 개그계를 휩쓸었지만, 1999년 MBC ‘칭찬합시다’를 끝으로 각자 길을 걸어왔다. 김용만이 특유의 친화력과 안정된 진행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어온 반면 김국진은 개인사와 사업실패, 골프 외도 등을 겪으며 한동안 침체기를 겪다가 2007년 ‘황금어장-라디오스타’를 통해 복귀한 후 예능과 시트콤 등에서 활약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맡고 있다.
김국진은 90년대 예능 황제란 칭호가 무색한 국민 스타였다. ‘여보세요’란 말 한마디로 웃음이 빵빵 터지고, 그의 이름을 딴 국진이빵은 하루에 60, 70만개씩 팔릴 정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사실 김국진은 외모가 특출나거나 입담이 뛰어난 개그맨은 아니다. 키는 작은 편이고, 체격은 왜소한 편이다. ‘치와와’라는 별명같이 눈은 크나 주름이 많은 편이고, 단골 성대모사로 희화될 만큼 발음이 좋은 편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그가 최고였고, 긴 침체기를 겪고도 돌아와도 큰 환호를 받는 것은 그의 소탈하고 인간적인 매력이 크기 때문이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은 고백, 폭로, 비방이 이어진다. 성형고백, 과거 연인 고백, 동료 연예인의 사생활, 심지어 부부 싸움까지 TV 앞에서 더 이상 못할 말이 없는 것 같다. 물론 콘셉트이거나 캐릭터일 수도 있겠지만 남을 비방하거나 호통을 치는 독설 예능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국진은 예전보다 더 겸손해지고 소박해져서 돌아왔다. 막말과 약점 잡기가 난무한 예능에서 그저 게스트가 웃을 때 진심으로 웃어주고, 그가 하는 말을 정성껏 들어주고 한 두 마디 거드는 것이 전부이다. ‘라디오 스타’에서 그의 개인사에 대해 공격할 때 장난스럽게 멱살을 잡거나 ‘쓰리 강냉이’ 운운하며 귀여운 허세를 부리는 것이 전부이다.
대중의 기호와 방송 트렌드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한다. 트렌드에 뒤처지거나 한 순간 실수로도 외면 받은 게 예능인들의 현실이다. 항상 한결같은 모습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을 웃겨온 김국진. 비록 프로 골퍼는 못 됐지만 프로 예능인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을 김국진이 기대된다.
['테마게임'으로 톱스타 자리에 오른 뒤 올해 '라디오스타' '남자의 자격' '고구마' 등을 통해 재기에 성공한 김국진. 사진 = SBS, MBC, KBS 캡쳐]
함태수 기자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