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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
최강희의 공식 팬클럽의 이름은 ‘강우’이다. ‘강우’에는 여러 뜻이 중첩되어 있다.
'강희와 우리들'의 축약어이기도 하지만, 강희의 벗(江友), 강희의 집(江宇), 강희와 만남(江遇), 강희의 오른쪽(江右), 강희를 돕다(江佑) 등 10가지의 한자어가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시시콜콜하면서도 섬세한 팬클럽 이름이 또 있을까. 최강희의 팬들도 그녀를 많이 닮아 세심하고 진지하다.
1977년생, 올해 34살이 된 최강희. 1995년 청소년 드라마로 데뷔, 15년차 연기자로 접어든 이 배우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낯가림도 심하고, 인간관계도 한정적인 소심한 인격체(?)이다. 그런데 카메라 앞에만 서면 그렇게 뻔뻔해질 수가 없다.
'4차원 소녀' 서른을 넘어선 여배우에게 붙이기엔 다소 민망한 별명이지만, 언제나 미지의 영역에 존재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그녀에게 이보다 잘 어울리는 별명도 없는 듯하다. 언제나 공상에 빠져 있고 이 세상 그 무엇에도 크게 연연하지 않는 사람 같은 최강희. 그녀에게 다른 여배우에게는 없는 매력이 넘쳐난다.
최강희는 가식이 없고 진솔하다. 작년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을 때 연기 생활의 연장은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생계형 배우였음을 고백했다. 실제로 최강희는 약국을 경영하는 아버지 밑에서 유복하게 살아가다가 갑자기 아버지를 여의며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MTM 30기였던 그녀는 그 시절에도 지금과 별로 다르지 않은 외모와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풋사과 같은 싱그러움과 수줍음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다. 여리고 어설퍼 보이지만 최강희는 자신의 신념에 대해 투철한 편이다. 2007년 백혈병에 걸린 어린이를 위해 남몰래 골수기증을 했고는 환경 운동에도 앞장서는 바람직한 일들을 계속 하고 있다.
첫 영화 주연작 '달콤 살벌한 연인' 도 그렇고, 김영애와 호흡을 맞춘 '애자'도 그러했다. 뻔뻔한 연쇄살인범 '이미나'도 무뚝뚝한 경상도 아가씨 '애자'도 최강희표 옷을 입고 훨훨 날았다. 배역과 실제 모습이 구분이 안될 만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자신을 '우주고아'라고 칭할 만큼 혼자 놀기의 달인이지만, 그녀가 스크린에서 누비며 노는 모습이 더욱 아름답다.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는 절대 쩨쩨하지 않은 배우 최강희. 그 변치 않은 싱그러움과 연기력으로 대중들은 계속 상쾌하다.
[영화 '쩨쩨한 로맨스' 최강희, 최강희-이선균(첫째 둘째 넷째 사진). 영화 '달콤살벌한 연인'-애자' 포스터(셋째 사진 왼쪽부터).]
유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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