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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훈 기자의 스탯 바이 스탯] 메이저리그 최강의 선발진이 탄생했다. '포스트시즌 종결자' 클리프 리가 1년여만에 다시 필라델피아 필리스 유니폼을 입기로 하면서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필라델피아는 2011년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선발진을 갖추고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이제 2011년 필라델피아의 1-4 선발은 로이 할러데이-클리프 리-로이 오스왈트-콜 해멀스로 구축됐다. 오클랜드 에이스 시절 3년 연속 10승을 거둔 조 블랜튼이 5선발 경쟁을 위해 스파이크 끈을 조여야 할 정도로 강력하고 깊어진 선발진이다. [스탯 바이 스탯]에서는 2011년 필라델피아 선발진을 1990년대 이후 근 20여년간 최강의 선발진으로 꼽히는 1997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1-4선발과 비교해 그들의 강력함과 향후 전망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97년 애틀랜타의 선발진은 경이로웠다. 90년대를 풍미한 기존의 그레그 매덕스-톰 글래빈-존 스몰츠 '빅 3'에 대니 니글이 가세해 리그를 지배했다. 에이스 매덕스는 33경기에 등판해 232⅔이닝동안 19승 4패 평균자책점 2.20 177탈삼진 Whip 0.95의 사이영급 스터프를 기록했으나 17승 8패 평균자책점 1.90 305탈삼진 Whip 0.93으로 마침내 지구인의 탈을 벗어던진 페드로 마르티네즈에 밀려 아쉽게 5번째 사이영상 수상에는 실패했다.
글래빈은 14승(7패)이었으나 평균자책은 2점대(2.96)였다. 33경기에서 240이닝을 던져 매 경기 평균 8회 1사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이닝이터 역할에 충실했다. Whip 역시 1.15에 불과했다. 스몰츠도 투구 내용에 비해 승운은 별로 없었지만 35경기나 등판해 256이닝을 책임졌다. 12패를 기록했지만 15승을 거뒀고 평균자책점도 3.02였다. Whip 역시 1.16으로 훌륭했다.
4선발로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니글의 각성은 놀라웠다. 쿠어스필드에서 신나게 홈런을 두들겨 맞으며 '먹튀'로 낙인찍히기 전의 니글은 터너필드에서 20승을 거둬 매덕스, 페드로, 커트 실링을 모두 제치고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다승왕의 위업을 이뤘다. 평균자책점도 2점대(2.97)이었고 Whip은 1.08에 불과했다.
종합하면 97년 애틀랜타의 1-4선발은 평균 240⅔이닝을 던져 68승 28패 승률 .708 평균자책점 2.86 186탈삼진 Whip 1.09를 기록한 셈이다. 반면 필라델피아의 내년 '갈락티코'급 선발진은 할러데이(21승 10패 2.44 250⅔이닝 219K Whip 1.04)-리(12승 9패 3.18 212⅔이닝 185K Whip 1.00)-오스왈트(13승 13패 2.76 211⅔이닝 193K Whip 1.03)-해멀스(12승 11패 3.06 208⅔이닝 211K Whip 1.18)로 평균 221이닝을 뿌렸고 58승 43패 승률 .574 평균자책점 2.84 202탈삼진 Whip 1.06이다.
97년 애틀랜타처럼 우완-좌완-우완-좌완의 이상적인 지그재그 선발 라인업을 갖춘 2011년 필라델피아의 올 시즌 성적은 13년 전의 애틀랜타 못잖은데다 탈삼진 능력은 오히려 더욱 뛰어나지만 유일하게 발목을 잡는 부분은 승률. 하지만 이는 변수가 있다. 오스왈트는 최악의 득점지원을 보인 휴스턴에서는 6승 12패였지만 필라델피아 이적 후 7승 1패였다. 온전히 필라델피아에서 한 시즌을 치렀다면 산술적으로 18승 3패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평균자책점은 1.74로 경이적이었다.
리 역시 극강의 타자 친화 구장인 텍사스 레인저스볼파크로 이적하기 전인 시애틀 시절의 성적으로 한 시즌을 산출하면 17승 6패 평균자책점 2.34다. 역시 타자 친화적으로 꼽혀도 지난해 시티즌스뱅크파크를 홈으로 쓸 때 리의 성적은 7승 4패 평균자책점 3.39로 텍사스(4승 6패 평균자책점 3.98)보다 상당히 빼어났다.
97년 애틀랜타는 101승을 거뒀다. 올 시즌 97승을 거둔 필라델피아는 리의 가세로 내년 시즌 100승 이상을 바라본다. 하지만 비극적인 것은 97년 애틀랜타의 결말이다. 우승이 당연시됐던 애틀랜타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와일드카드로 올라온 플로리다 말린스 원투펀치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한다.
특급 에이스 케빈 브라운에 1차전(6이닝 3실점)과 6차전(4실점 완투)을 내 줬고 22세의 신예 리반 에르난데스에 2차전에 이어 5차전 1실점 완투패를 당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자꾸 팀 린스컴과 맷 케인이 겹친다.
[로이 할러데이-클리프 리-로이 오스왈트-콜 해멀스(왼쪽부터).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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