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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 소속사 대표를 상대로 자신을 강제 성추행 했다며 고소한 모델 최은정(19)을 14일 단독으로 만나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피소 당한 최은정의 소속사 심영규(36) 대표와 전화 통화를 가진 뒤 불과 하루 만에 여러 방법을 통해 어렵게 만나게 된 최은정과 그의 어머니 전모 씨는 심 대표와 상반된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직 최은정과 심 대표가 자신의 말이 옳다며 정반대의 입장을 내 놓고 있기에 진위 여부는 법원의 판결에 의해 최종 판가름 날 전망입니다.
하지만 다수의 네티즌은 벌써부터 최은정과 심 대표를 상대로 비난의 글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사건이 알려진 날부터 인터넷에서는 각종 추측성 댓글이 달리고 있습니다. 최은정을 상대로는 “그라비아 모델을 한 여자가 뻔하다”, “연예계가 그런 곳인 줄 몰랐나?”라는 글이 달리는가 하면, 심 대표를 상대로는 벌써부터 “인간말종” 등의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댓글이 넘쳐납니다.
네티즌들은 벌써 두 사람 중 한 사람을 죄인으로 몰아가면서 낙인을 찍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제가 만난 최은정은 그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잘못된 사실들이 명명백백히 밝혀지길 바라는 한 소녀였습니다. 그저 ‘연예인’이라는 특별한 꿈을 가진 이에 불과했죠.
첫 만남에서 기자가 조심스럽게 ‘강제추행’이라는 말을 꺼내자 최은정 또한 어렵게 말을 꺼냈습니다. 당시 정황을 털어 놓는 그는 한 여자로 말하기 힘든 상황까지 자세하게 얘기를 전했습니다.
상황을 설명하던 최은정은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더군요. 어머니에게 죄송하고, 못다한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하던 그는 일반적으로 봐 오던 ‘스스로를 통제할 줄 아는’ 연예인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사실 최은정과 인터뷰를 시도하기 전에 저 또한 “그라비아 화보까지 찍은 아이인데..”라는 선입견또한 가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전화상으로 들려오던 너무나 어린 그의 목소리는 흔히 들을 수 있던 갓 학교를 졸업한 10대 소녀의 이미지 그대로였습니다.
기사에는 내보내지 않았지만 최은정은 인터뷰 중에 한 가지 인상적인 이야기를 털어 놓았습니다. “혹독한 사회경험”이라는 얘기죠. 한 여성이 자신의 이름에 메스미디어를 통해 ‘강제 추행’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은 너무나 큰 일입니다.
그렇지만 최은정과 그의 모친은 이 같은 낙인이 찍히더라도 심 대표의 사과를 꼭 받고 싶고,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최은정은 ‘착한 글래머’ 모델로 활동한 시기를 ‘혹독한 사회경험’이라며 법원의 판결이 끝나면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희망을 전했습니다.
또, 그라비아 모델 활동에 대해서도 어머니 전 씨는 “연기자 혹은 가수로 활동을 시킬 줄 알았다. 그라비아 모델은 계약 당시에는 알지도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의 딸이 노출을 하는 그라비아 모델이 될 줄은 몰랐다는 입장이었죠.
세상의 시각은 때론 냉정합니다. 어떤 판결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도 한 사람을 인간말종으로 몰아내 버리는 인터넷 댓글을 수도 없이 봐왔습니다.
질타를 받을 사람은 분명히 대중의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인터넷 시대에 댓글은 그런 소통 수단이겠죠. 하지만 잘잘못이 가려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라비아 모델’을 했다고 한 여성을 ‘아무데서나 벗을 수 있는 여자’로 몰아가는 댓글 문화가 바른 것일까요?
제가 만난 최은정은 댓글 처럼 ‘남자에게 꼬리치는 여자’, ‘당해도 싼 여자’는 아니었습니다.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연예인’을 꿈으로 삼은 그저 우리 주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한 소녀였습니다.
진위 여부를 떠나 네티즌들은 벌써부터 최은정을 ‘강제 추행을 당해도 마땅한 여성’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올바른 일은 분명히 아닐 것입니다.
[인터뷰 중 눈물을 흘리는 최은정.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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