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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예쁘장한 외모의 걸그룹들이 득세하고 있는 요즘 유독 눈에 띄는 아이돌이 있다. 바로 요즘 대세라는 아이유와 소녀시대 태연이다.
먼저 아이유는 최근 '3단 고음'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얼마 전 미니앨범 '리얼'을 발매하고 타이틀곡 '좋은날'로 활동하고 있는 아이유는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해 숨겨둔 가창력을 자랑했다.
'좋은날' 후렴 부분에서 고음이 3단계에 걸쳐 상승하는데 아이유가 이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것이다. 평소에도 기타를 들고 나와 의외의 연주실력을 보여준 바 있는 아이유는 가창력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 시켜준 셈이다.
태연은 소녀시대 안에서도 메인보컬로 그 가창력을 자랑해 왔다. 가끔씩 솔로 활동을 하며 그 가창력을 뽐냈는데, 최근에도 SBS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의 OST 곡인 '사랑해요'로 다시 솔로로 나섰다. 한국 걸그룹 멤버들 중 몇 안되는 솔로 활동 가수인 태연이다.
게다가 '사랑해요'의 작사가이자 유명 작곡가인 안영민이 태연에 대한 극찬을 했다. 그는 미니홈피 글을 통해 "태연이 노래를 너무 잘해서 놀랐다. 어른스러운 면이 많은 노래라 걱정했는데, 이건 뭐 노래 부르는데 눈물 쏟게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1시간도 채 되지 않아서 노래가 다 끝나 박수친 기억이 난다. 그 가창력과 감성이 아이돌이란 이름에 가려진 건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새삼스럽게 든다"며 태연의 음악성을 극찬했다.
실상 우리나라 가요계에서 아이돌 가수에게 가창력을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걸그룹이 얼굴 예쁜 멤버들 사이에 노래 잘하는 멤버 한두명을 섞어 놓고 결성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노래의 하이라이트 부분은 이 노래 잘하는 멤버의 몫이고 나머지 멤버들은 몇 초씩 파트를 나눠서 부른다.
또 대중도 아이돌이 어떤 음악을 내놓을지에 관심 갖기 보단 외모, 헤어스타일, 의상, 춤 등 시각적인 측면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인기 아이돌인 아이유와 태연의 가창력에 사람들이 놀라는 것이다. 아이돌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음악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돌은 당연히 가수 아니었던가? 언제부터 가수에게 가창력이 필수 조건이 아닌 옵션이었나? 가수가 무대 위에서 자신의 가창력을 뽐내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대중은 아이돌 가수의 가창력에 꽤나 충격 받았던 것이다.
아이유가 KBS 2TV '뮤직뱅크'서 '3단 고음'으로 주목 받던 날, 같은 무대서 카라의 강지영은 불안한 음정으로 '음 이탈'하는 모습을 보여 곤욕을 치렀다. 네티즌들은 강지영과 아이유를 비교하며 강지영을 비꼬았고 강지영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창피했다"며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단 다짐을 했다.
최소한 아이돌도 가수라면 자신의 부족한 가창력에 부끄러워하고 눈물 흘릴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어떤 아이돌은 다른 가수의 피처링으로 나선 무대에서 가사를 까먹고도 아무렇지 않게 웃더니 다음날 또 다른 무대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또 한 남성 그룹의 리드보컬은 토크쇼에 나와 자신의 '음 이탈' 사고를 재미있다는 듯 무용담처럼 소개하며 "가사를 못 외워서"란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내놓기도 했다.
아이유와 태연의 가창력은 다른 아이돌 가수들의 가창력이 턱없이 부족해 유난히 돋보이는 면이 있다. 아이돌이 진정한 가수라면 외모로 인기 얻을 생각보다 가창력으로 승부할 마음 가짐을 가져야 한다.
아이유와 태연이 아이돌이기 전에 가수란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이처럼 다른 아이돌 또한 자신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노래해야 하는 가수란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립싱크에 의지한 채 외향적인 것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더욱 실력을 갈고 닦아 그들이 진정한 가수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아이유(첫번째 사진 왼쪽)와 태연 - SBS '인기가요'서 1위를 차지한 후 눈물 흘린 카라 강지영.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 SBS 화면 캡쳐]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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