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토론 출연자 문제 삼아... 왕상한 <심야토론> 진행자 "방송이 장난이냐"
ⓒ 유성호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의 '무상급식' 토론회가 끝내 무산됐다.
KBS 1TV <생방송 심야토론>은 친환경 무상급식 논란을 주제로 18일 오후 11시10분부터 100분간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토론을 준비했지만, 토론 출연자를 놓고 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갈등이 생겼다.
오 시장 측은 이날 토론에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이나 서울시교육청 대변인 등이 참석하도록 요구했다고 한다. 반면 이인영 최고위원은 배옥병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상임위원장을 토론 출연자로 추천했다.
하지만 오 시장 측이 "무상급식과 관련한 당사자들이 나와야지 시민단체 대표가 나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발하면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오 시장 측이 이날 낮 KBS에 불참을 통보했고, 관심을 끌었던 무상급식 토론회는 무산돼 버렸다.
민주당은 무상급식 토론회 무산 책임을 오 시장에게 돌리고 있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과 교육감은 처음부터 토론하지 않겠다고 했고, 대신 배옥병 상임위원장을 추천했는데 오 시장이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부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고 정해 놓고 토론을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만 나오라고 하는데, 오 시장은 왕자병 토론자 같다"고 꼬집었다.
왕상한 진행자 "싫은 사람이 나오면 안 한다? 일도 그렇게 하나"
<생방송 심야토론> 진행자인 왕상한(서강대) 교수도 오 시장을 비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snaghanwang)에 글을 올려 "출연하겠다고 해 놓고 '누구 불러라, 누구 나오면 안 나간다'고 하는 사람들, 일단 밥상 앞에 앉겠다 해놓고 밥도 반찬도 원하는 것만 밥상 위에 올려라, 아니면 간다, 이런 거냐"고 비꼬았다.
또 "특정인의 참여를 이유로 불참을 통고한 분께 프로그램 진행자로 분명히 말씀드린다, 방송은 장난이 아니다, 애들 반찬 투정도 아니고 이게 뭐냐", "자기 싫은 사람이 나오면 안 한다? 뭐가 두려워? 일도 그렇게 해?"라고 흥분하기도 했다.
왕 교수는 오세훈 시장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배옥병 상임위원장의 출연을 이유로 토론 참석을 거부한 오 시장에게 방송 무산 책임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 화면캡쳐
그러나 오 시장 측은 무상급식 사태의 당사자들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민주당 서울시의원도 좋고, 서울시 교육청도 좋다, 누구라도 나오라는 게 오 시장의 생각"이라면서도 "시민단체 대표가 토론에 나오는 것은 맞지 않다, 당사자들이 나와야 제대로 된 토론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배옥병 상임위원장의 출연은 맞지 않다고 분명히 얘기했고, KBS에 다른 대안을 찾아달라고 했다"며 "아직 KBS의 대안을 기다리고 있다, 만약 민주당 서울시의원 등이 나온다면 언제든지 토론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생방송 심야토론>은 무상급식을 주제로 한 이날 토론이 무산되자, 토론 주제를 '한국의 기부 문화'로 급히 바꿔 방송하기로 했다.
<생방송 심야토론> 관계자는 "이번 토론회가 무산된 것은 어느 누구의 책임도 아니고, 양측 모두 불참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라며 "어느 한 쪽에 책임을 돌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영균 (gevara)
곽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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