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동현 객원기자] 현재 대신 미래를 내다본 선택이 완벽히 들어맞고 있다.
1년 전인 2009년 12월 11일, 안양 한국인삼공사(당시 KT&G)는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나이젤 딕슨을 내주는 대신 부산 KT로부터 도널드 리틀을 받은 것. 하위권 처져있는 인삼공사와 우승을 노리는 KT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며 성사됐다.
인삼공사에게 이 트레이드는 선수가 아닌 다른 것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선수간 무게감을 본다면 누가보더라도 인삼공사의 손해였지만 대신 KT가 가진 2010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도 얻었다. 전체 상위 4순위까지 지명권 중 2장을 보유하게 된 것.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다고는 하지만 인삼공사에게도 이 트레이드는 모험이었다. 당시까지 딕슨은 17경기에 출장해 평균 17.5점 8.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내 주축 선수로 활약했던 선수이기 때문. 여기에 몇 순위 지명으로 좋은 선수를 얻을지도 불분명했다.
그 후 1년. 양 팀의 순위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당시 딕슨을 얻은 KT는 3위에 올라 여전히 상위권에 있으며 인삼공사는 8위에 처져있다. 그러나 인삼공사의 당시 트레이드가 실패작이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인삼공사에게는 원하는 시나리오로 진행된 반면 KT는 딕슨이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 KT가 신인 지명권까지 내주며 얻었던 딕슨은 현재 서울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다.
신인 드래프트는 전 시즌 하위 4팀이 동등한 확률로 1순위 지명권을 얻을 수 있다. 인삼공사는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어 박찬희를 지명했다. 이어 2순위는 KT가 얻었다. 이정현이라는 이름을 호명한 구단은 KT였지만 그는 곧바로 인삼공사 선수로 변했다. 사상 처음으로 같은해 신인 드래프트 1, 2순위 선수가 첫 시즌 시작 전부터 같은 팀 소속으로 뛰게 되는 순간이었다.
때문에 근래 보기 힘들었던 막강 신인 듀오의 등장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하지만 신인은 신인일 뿐. '기대 반 걱정 반'이 인삼공사 심정이었다.
현재까지 모습은 '명불허전'이다. 3라운드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삼공사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2순위로 지명된 이정현은 시즌 초반부터 팀내 주축 슈터로 활약하고 있으며 국가대표에 차출됐던 박찬희는 소속팀에 복귀해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
이정현은 팀이 치른 21경기에 모두 출장해 경기당 14.6득점 2.9어시스트 2.7리바운드를, 박찬희는 11경기에서 평균 11.8득점 5어시스트 4.4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이들은 19일 펼쳐진 창원 LG전에서도 22점 5어시스트 3리바운드(이정현), 20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박찬희)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러한 활약 덕분에 올시즌 신인왕은 인삼공사 선수간의 집안 싸움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현은 "팀 성적이 좋아야 신인왕도 탈 수 있을 것 같고 둘 다 신인왕에 대해 의식은 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인 2명이 팀내 주축 선수로 뛰고 있는 것을 넘어 신인왕 집안 싸움까지. 딕슨, 그리고 인삼공사와 KT의 선택이 만든 풍경이다.
[신인왕 집안 싸움을 펼치고 있는 인삼공사 이정현(왼쪽)과 박찬희. 사진제공=KBL]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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