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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금아라 기자]다큐부터 예능 교양정보까지.
한동안 잠잠했던 한국 방송가의 조작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엔 공영방송인 KBS에서의 연출 조작 의혹이 타 방송사의 보도에 의해 제기되면서 논란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지난 19일 KBS 'VJ특공대'에서 '한국 아이돌 일본 점령기'편을 방송란데 대해 MBC '뉴스데스크'가 소녀시대가 좋아 한국을 찾았다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한국에 있는 일본 유학생과 회사원을 제작사에서 섭외해 관광객으로 둔갑시켰다고 보도해 '조작 논란'이 됐다. KBS는 이를 조사하겠다고 했고, 사실 확인시 해당 외주제작사를 퇴출시키겠다고 했다.
이미 조작사건은 매우 유혹적이고 한편 고쳐지지 않는 방송가의 병폐로 자리잡았다. 담당자 퇴출이든 프로그램 폐지든 어떠한 제재를 가하더라도 끊임없이 방송조작은 이뤄져 오고 있다. 나타난 것만 몇개이지, 모르고 넘어간 게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1999년 당시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KBS '남희석, 이휘재의 멋진만남'에서는 한 여성 출연자가 이화여대 출신이라며 학력을 속여 물의를 빚었다. 나중 해당 학교 학생들이 졸업앨범 등을 토대로졸업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내 방송사에 항의했다.
2006년에는 MBC '생방송 오늘 아침' '남자의 눈물'시리즈 중 11월 27일 방송된 '기죽은 남자의 자화상' 편이 실직 가장의 모습을 계획적으로 연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PD와 작가가 해고당했다. 당시 방송에서는 한 달에 140만원의 월급으로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는 40세 가장과 두 달전 실직한 42세의 또다른 가장의 사례를 소개하며 두 가장이 아내와의 갈등으로 자살충동까지 느끼고 있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당시 두 실직가장의 사연은 모두 조작된 거짓말이었다.
2007년에는 1월 13일 방송된 KBS '아침마당'의 '토요 이벤트 가족 노래자랑' 우승자가 "불치병에 걸려 가출한 아내를 찾기 위해 나왔다"고 전한 사연이 거짓으로 밝혀져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대본을 둘러싼 방송조작 논란도 많다. 2009년 KBS2TV '미녀들의 수다'의 '루저녀 파문'이 대표적이다. 한 여대생은 “키 180cm이하인 남자는 루저다"라는 발언으로 비판을 받자 “대본에 따랐을 뿐”이라고 해명, 프로그램 자체가 폐지됐다.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서는 한 여성 출연자가 "아는 남자만 400명"이었다고 말했다가 "제작진이 내가 한 말을 과장하고 조작했다"고 번복하면서 제작진과 마찰을 빚었다.
다큐멘터리도 방송조작에 있어서 예외는 아니었다. 2002년 1월 26일 MBC 오락 프로그램 '느낌표'의 '다큐멘터리 이경규 보고서'에서는 너구리 포획장면을 놓치자 그물망에 걸린 너구리 1마리를 풀어놓고 잡는 장면을 다시 촬영한 후 방송해 방송위원회의 경고를 받았다.
1998년 KBS 1TV 자연 다큐멘터리 '일요스페셜 - 수달 '편에서는 자연산 수달이 아닌 보호상태의 수달을 촬영했으며 또 2008년 방송된 KBS1 TV 다큐멘터리 '밤의 제왕 수리부엉이'는 수리부엉이가 토끼를 사냥하는 장면을 야외 세트에서 촬영했음에도 야생에서 찍은 것으로 조작해 관련자들이 중징계를 받았다.
이렇듯 방송에서 조작이 빈번히 일어나는 이유로는 시청률 지상주의의 방송가 풍토 때문. 예능프로는 시청자들이 바라는 화면 혹은 자극적인 내용과 장면을 내보냄으로써 관심을 끌어야한다.
또 외주제작사간의 출혈경쟁을 들 수 있다. 방송사에서 직접 제작하는 것이 아닌 외주 제작사들에게 제작을 맡기는 경우, 원청자인 방송사의 구미에 맞게 제작해 다른 외주제작사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빈약한 제작비에 제작기간을 줄이는 졸속제작을 해야만 하고, 내용상 선정성과 화제성을 위한 '조작과 연출'은 PD의 구미를 당기는 매우 유혹적인 일이기도 하다.
[KBS VJ특공대, '일밤-경제야 놀자’이영자편, tvN ‘리얼스토리, 묘-전격포착, 지하철 성추행범을 쫓다', 엠넷 '텐트인더시티' 김경아씨, KBS1 TV 다큐멘터리 '밤의 제왕 수리부엉이'(위로부터). 사진 출처=KBS MBC, tvN , 엠넷,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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