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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로스트’, ‘하모니’의 김윤진과 ‘괴물’, ‘이끼’ 박해일이 한 영화에서 만났다. 그것도 외나무 다리에 선 남녀를 연기해 극한의 연기대결을 펼쳤다.
연기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김윤진, 박해일의 캐스팅 단계에서 화제가 된 영화 ‘심장이 뛴다’(감독 윤재근)가 23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심장이 뛴다’는 유치원 원장으로 부유한 삶을 살고 있지만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해 이식 수술을 받아야만 병이 나을 수 있는 딸을 가진 어머니 연희(김윤진 분)와 어릴적 자신을 버렸지만 부잣집 남자와 재혼한 어머니의 재력만을 믿고 계획없이 사는 양아치 휘도(박해일 분)의 이야기를 그렸다.
연희는 장기 밀매업자와 거래를 하는 등, 딸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삶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병원에 뇌사상태로 입원한 한 50대 여성의 심장이 자신의 딸에게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가족 휘도와 그의 양아버지에게 거액의 돈을 지불하고 심장을 얻게 된다.
하지만 양아치 아들 휘도는 어머니가 뇌사상태가 아님을 알게 되고 연희와 그의 어머니가 재혼한 남성과의 거래를 알게 된다.
‘심장이 뛴다’는 이 같은 영화적 기반에서 주연 김윤진과 박해일의 연기대결이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이다. 딸을 살리기 위해 ‘악마’처럼 변해가는 어머니 김윤진과 양아치로 살아왔지만 어머니의 실상을 알고 후회하는 아들 박해일의 감정 연기는 이 영화의 백미다.
거대한 액션신 같은 새로운 볼거리가 없는 ‘심장이 뛴다’는 두 주연배우의 열연 만으로 풀어나간 영화다. 배우의 연기 만으로 풀어나가는 영화는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지만 김윤진의 때로는 절제된, 때로는 폭발하는 것 같은 연기는 영화의 강약을 충분히 잘 조절했다.
박해일 또한 지금까지 보여준 단정한 모습과는 정반대의 속칭 ‘양아치’의 모습을 지독하게 잘 소화했다. 트레이닝복을 입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연신 줄담배를 펴대고, 눈을 부라리며 거친 욕을 내 뱉는 박해일의 모습은 그의 모습을 봐온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신인 감독인 윤재근 감독 또한 기대 이상의 연출을 선보였다. 중반부에서 다소 맥이 빠진 모습을 보여주지만 2시간 가까운 러닝타임 동안 가감할 것도 없이 충분하게 두 배우의 연기대결과 딸을 살리기 위한 어머니의 모습을 담담하게 스크린에 옮겼다.
영화 ‘심장이 뛴다’는 ‘가족애’와 ‘모성애’라는 지극히 정서적인 기본 설정을 김윤진, 박해일 두 배우의 연기로 잘 풀어낸 작품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김윤진은 왜 월드스타인지를 입증했고, 충무로의 대표적인 30대 초반 배우인 박해일은 그 연기 변신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개봉은 내년 1월 6일.
[사진 = 롯데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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