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객원기자] 아쉬운 작별이다. SK는 지난 19일 외국인 투수 카도쿠라 켄과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을 발표했다.
카도쿠라의 재계약이 무산된 것은 부상 때문. SK는 "카도쿠라는 올 시즌 후반부터 무릎 부상을 앓았고 현재 무릎 수술이 불가피한 카도쿠라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비록 카도쿠라는 SK를 떠나게 됐지만 SK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SK는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카도쿠라다.
▲ SK와 카도쿠라가 선보인 '완벽한 기선제압'
SK의 에이스는 두 말할 필요 없이 김광현이지만 개막전 엔트리에 김광현의 이름은 없었다. 지난 해 손등 부상의 여파 때문이었다. 김광현은 4월 8일 문학 KIA전에서 구원투수로 복귀 신고를 했다. 전병두 역시 재활 중이었고 윤길현, 채병용은 군입대로 전력에서 아예 빠진 상태였다.
대신 SK엔 카도쿠라가 있었다. 카도쿠라의 4월은 경이로웠고 그와 함께한 SK의 4월은 위대했다. '4월 MVP'로 선정된 카도쿠라의 3-4월 성적은 6승 무패 평균자책점 1.98이었다.
SK는 전년부터 이어진 22연승 행진도 모자라 16연승(4월 14일 한화전~5월 4일 넥센전)을 구가했다. 16연승을 달리는 동안 카도쿠라는 4경기에 나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16연승의 마지막 날인 5월 4일로 시계를 돌리면 SK는 24승 5패로 압도적인 1위였다. 2위 두산과 무려 6.5경기 차이였다. 당시 SK의 팀 평균자책점은 2.73으로 2위 KIA(4.11)와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리그 평균자책점 역시 4.62였다.
SK와 카도쿠라가 보여준 '완벽한 기선제압'은 그들을 정규시즌 1위에 올려 놓았고 가장 압도적인 한국시리즈를 치르게 한 원동력이 됐다.
▲ 4월의 카도쿠라가 남긴 교훈
올해 프로야구는 시작부터 추위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개막 일정을 앞당긴데다 4월이 지나도 날씨는 유난히 추웠다. 경기장엔 칼바람이 불었고 가을에나 볼 수 있었던 난로가 덕아웃을 지키는가 하면 선수들은 넥워머를 갖추고 경기에 나섰다.
4월의 추위가 미친 영향은 컸다. 대부분 외국인 선수들 역시 낯선 기후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켈빈 히메네스, 라이언 사도스키 등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위력을 발휘한 투수들도 있지만 그들이 위력을 발휘한 순간, 이미 SK는 카도쿠라를 앞세워 저 멀리 도망간 뒤였다.
비슷한 기후의 일본 출신인 카도쿠라는 3월 27일 한화와의 개막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첫 승을 거두며 "추위가 큰 방해는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카도쿠라는 승승장구했다.
카도쿠라의 시즌 성적은 14승 7패 평균자책점 3.22였다. 7연승 행진을 벌이는 동안 평균자책점은 1.67에 불과했다. 7연승 이후 성적은 7승 7패 평균자책점 3.82로 시즌 초반 만큼은 아니더라도 결코 나쁘다고 할 수 없는 기록이다.
진정한 강자가 되려면 초반부터 기선 제압을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게다가 이젠 추위도 뚫울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SK와 카도쿠라가 증명했다.
[사진 = 카도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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