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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드라마는 2010년 한 해동안 기대에 못 미치는 작품들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더니, 연말 연기대상 마저 시청자들을 실망스럽게 만들었다.
30일 오후 경기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진행된 '2010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은 김남주와 한효주의 공동 수상으로 마무리됐다.
2010년 MBC는 '드라마 왕국'의 자리를 KBS와 SBS에게 넘겨줘야 했다. MBC는 200억의 제작비를 쏟아 부어 지성과 유오성을 내세워 '김수로'를 만들었다. 하지만 '김수로'는 '주몽'이나 '선덕여왕'처럼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흥행 요소가 부족했다. 가야를 배경으로 했지만 극의 흐름이나 캐릭터가 특이할 것이 없었으며 어설픈 연출력도 곳곳에서 지적됐다.
또 소지섭과 김하늘을 투톱으로 세운 '로드 넘버원'도 130억 제작비의 대작이었지만 시청자들은 냉정하게 외면했다. 또 한류스타 김현중을 주연으로 캐스팅해 동화 같은 드라마를 시도한 '장난스런 키스'는 방송 내내 한자릿수 시청률로 고전했다. 이에 '장난스런 시청률'이란 치욕스런 별명을 얻을 정도였다.
이렇듯 2010년 MBC 드라마가 저조한 시청률에 '흉년'을 이뤘다면 이번 연기대상은 공동수상이 남발된 그야말로 트로피 '풍년'이었다.
신인상에서 남자 부문에 이태성과 이상윤, 그리고 여자 부문에서 박하선과 조윤희가 뽑혔을 때만 해도 다들 아무런 불만 없이 시상식을 지켜봤을 것이다.
하지만 MBC의 트로피 남발은 계속됐다. 우수상에서 박시후-이민호, 박은혜-이소연이 공동 수상자로 발표되더니 대상의 바로 아래 단계인 최우수상 마저 공동 수상이었다.
최우수상 남자 부문에선 '역전의 여왕' 정준호와 '동이' 지진희가 공동으로 수상했다. 이어 여자부문 최우수상 후보에는 공효진, 김남주, 신은경, 한효주가 올라 있었는데, 많은 전문가들이 시상식에 앞서 김남주 또는 한효주의 대상 수상을 예견했다. 따라서 둘 중 한 명은 최우수상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대세였다.
그러나 여자부문 최우수상이 호명되는 순간 모든 이들은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파스타'의 공효진과 '욕망의 불꽃' 신은경이 공동 수상자로 뽑힌 것이었다.
대상 발표 순간 2009년도 연기대상 수상자인 고현정이 등장해 수상자 이름이 적힌 봉투를 꺼내 들었지만 긴장감은 전혀 없었다. 고현정의 입에선 예상대로 김남주와 한효주의 이름이 둘 다 호명됐기 때문이다.
MBC는 2010년에 드라마 '흉년'으로 2011년 한해 농사를 신중하게 시작할 필요가 있다. 물론 어느 배우 하나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은 알겠지만 MBC는 왜 시청률이 저조한지 확실히 인지해야 한다. 낮은 시청률은 톱스타의 부재가 아닌 시청자들의 마음에 공감대를 형성 못했기 때문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2010년 연기대상 공동 대상 한효주(첫번째 왼쪽)와 김남주-2008년 공동 대상 김명민(두번째 왼쪽)과 송승헌. 사진 = MBC-마이데일리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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