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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용우 기자] 최근 몇 년간 프로배구에서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라는 아성을 넘지 못했다.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과 함께 안젤코(현 도요다고세이), 가빈(라이트)으로 이어지는 외국인 선수의 공격을 막지 못한 것이 컸다.
올 시즌 앞두고 현대캐피탈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철우(라이트)를 삼성화재에 빼앗겼다. 그러나 보상선수로 최태웅(세터)을 영입했고 문성민(레프트)과 세계적인 선수인 헥터 소토(라이트)를 데리고 오면서 전혀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1라운드까지 현대캐피탈은 2연패 뒤 6연승을 달리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화재는 프로 첫 3연패를 당하는 등 2승 5패로 1라운드를 마쳤다. 역대 최악의 성적이었다. 2라운드를 앞두고 대부분 전문가들은 현대캐피탈이 삼성화재를 넘고 1강 체제를 구축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2일 벌어진 경기는 현대캐피탈로서 매우 중요했다. 승리를 거둔다면 기세를 이어가서 정규리그 1위팀 대한항공을 위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LIG손해보험에게 9연승을 저지당한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이 7연승을 거두게 되면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삼성화재는 예전의 공식대로 가빈의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현대캐피탈을 압도했다. 3세트부터는 센터 고희진의 플레이까지 살아났다. 박철우는 데뷔 첫 주전 레프트로 나서 좌우에서 공격을 퍼부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이 공격 성공률 70%(7점)을 기록하며 1세트를 가져왔지만 2세트부터는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점수 차를 벌릴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렸다. 세터 최태웅의 사인 미스와 함께 문성민과 소토는 잦은 서브 범실을 범해 공격 흐름을 끊어놓았다.
주전 라이트로 나선 문성민은 이날 27점을 올리면서 제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서브에서는 16개 시도 중에 8번 성공에 그쳤다. 1세트서 소토를 포메이션서 맨 앞에 두면서까지 서브에 중점을 뒀던 현대캐피탈은 2세트들어 공격수들의 서브 범실이 이어지면서 삼성화재에게 흐름을 넘겨주고 말았다.
승리를 거뒀지만 삼성화재도 문제점이 눈에 보였다. 가빈이 올 시즌 최다 득점을 올렸지만 수비 리시브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특히 목적타를 받은 김정훈은 리시브 34번 중에 13번 걷어올리는데 그쳤다. 그나마 리베로 여오현이 리시브(21/24)와 디그(21/25)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상황은 예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날 경기를 통해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를 넘어서는데 실패했다. 더불어 가장 중요했던 심리적인 부분까지 극복하지 못했다. 7연승을 저지당한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우승을 되찾기 위해서는 삼성화재의 공포와 함께 심리적인 부분을 극복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됐다.
[현대캐피탈 문성민]
김용우 기자 hilju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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