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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문화평론가 진중권씨가 심형래 감독의 신작 '라스트 갓파더'를 "보지 않겠다"며 ‘불량품’ 운운해 '폄하'논란이 일고 있다.
진중권씨는 지난해 12월 2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유감스럽게도 난 한 번 불량품을 판 가게에는 다시 들르지 않는 버릇이 있어서 이번에는 봐드릴 기회가 없을 거 같다. 예전처럼 심빠들이 난리를 친다면 뭐 보고 한 마디 해드릴 수도 있겠지만 그런 불상사는 다시 없기를 바란다"고 '라스트 갓파더'를 볼 의사가 없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언론에 의해 보도되면서 파장이 일파 만파 커져가고 있다. 급기야 일부 트위터리안들은 진중권씨의 트위터를 찾아 비난글을 남기고 있는 상황이다.
진중권씨의 심형래 감독 영화에 대한 비난은 2007년 ‘디워’로 거슬러 올라간다. ‘디워’로 할리우드 공략을 선언하는 등 사회적인 이슈가 됐다. 당시 진중권씨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디워’를 ‘엉망진창’이라 평가하면서 심형래 감독의 팬들과 일대 설전을 벌였다.
심형래 감독 또한 ‘라스트 갓파더’가 개봉 당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진중권 평론가의 평이 걱정이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진중권씨의 이 같은 발언은 트위터라는 개인적인 공간에서 이뤄진 것이기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또한 있다. 진중권 씨 또한 2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아, 무슨 일인가 했더니..... '라스트 갓파더' 보고 한 마디 해 달라는 팔로워들의 요청에, 이번엔 영화 안 볼 것 같다고 한 마디 했더니... 그게 기사로 나갔나 보네요”라고 개인적인 발언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진중권씨의 이 같은 발언은 아무리 개인적인 것일지라도 그 표현수위에 있어서는 다소 원색적이다. 또, 공인 못지 않은 영향력을 가진 그의 발언은 자칫 ‘라스트 갓파더’를 볼 사람까지 ‘불량품’을 보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또, 진중권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비난글을 올리는 트워터리안의 지적에 “팔로워들의 질문에 대답도 못 합니까? 그 빌어먹을 영화, 안 보겠다는데, 그런 말도 못 하고 살아야 하나요? 도대체 무슨 사이비 종교집단도 아니고....”라며 직접적으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심지어 심형래 감독을 지지하는 글을 남긴 이들에 대해서는 ‘심빠’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까지 쓰면서 반대 입장을 쓰는 이들을 비난하고 있다.
‘라스트 갓파더’는 분명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다. 영화를 나쁘게 보는 사람이 있다면 또 웃고 즐기며 나오는 관객 또한 있다. 실제로 라스트 갓파더는 개봉 이후 5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영진위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 2일까지 12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다. 진중권씨의 말에 비춰본다면 이들 120만 관객은 ‘심빠’이거나 ‘불량품’을 본 사람들인 셈이다.
전작 ‘디워’에서 자신만만한 목소리를 냈던 심형래 감독은 ‘라스트 갓파더’에서 조심스런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심지어 제작 관계자들 또한 “심형래 감독이 초심으로 돌아간 영화다. 대부의 오마쥬인 B급 코믹물 이라 평해도 상관없다”고 냉철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애국심 마케팅’이라며 비난 받았던 ‘디워’와 달리 심 감독은 ‘라스트 갓파더’를 과대포장 하지도 않았다. “영구라는 캐릭터를 서양에 대입시킨 작품”이라고만 설명하고 있다.
140억이 투자된 영화 ‘라스트 갓파더’로 인해 수 많은 다른 영화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진중권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평했다. 하지만 심형래 감독의 영화를 찾는 이가 있기에 이 같은 돈 또한 투자가 가능했고, 120만 관객 또한 동원 가능했다.
심형래 감독의 신작 ‘라스트 갓파더’는 볼 가치도 없는 ‘불량품’일까? 아닐까? 영화가 끝나고, 관객들이 좋아하고 찌푸리고 있는 사람 두가지 표정으로 나올지라도, 진중권씨는 개인적 트위터 의견이라도 "자기는 안 보겠다"면서 은연 중 남에게"보지 말라"고 전파하는 격이 됐다.
진중권씨의 이 같은 발언은 공식적인 것이건 아니건 '라스트 갓파더'를 선택하는데 있어 악영향을 끼치게 됐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사진 = 라스트 갓파더]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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