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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 “하하하 시상식. 내가 미리 얘기했잖아요 기대 말라구. 섭섭할 거 없어요. 그냥 흘러가는 나날들이잖아요. 별 거 아니에요. 우리는 우리끼리 잘난 척하기로 했답니다.”
SBS ‘인생은 아름다워’(이하 ‘인아’)를 쓴 김수현 작가는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다. 연말 연기대상이 끝나고 “‘인아’에겐 왜 상을 안 주냐”고 불평하는 팬들에게 기대 말라고 섭섭할 거 없다고, 김작가는 그렇게 ‘쿨하게’ 현실을 받아들였다.
구랍 31일 방송된 ‘2010 SBS 연기대상’이 고현정의 대상수상과 관련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대상논란과는 별개로 시상식에서 철저히 소외된 작품들, 특히 ‘인아’에 대해 꼭 거론하고 싶다.
이번 시상식에서 ‘인아’ 팀이 가져간 상은 단 2개다. 극중 막내딸 ‘양초롱’ 역을 맡았던 남규리가 받은 ‘뉴스타상’과 큰아들 ‘양태섭’ 역의 송창의가 받은 연속극 부문 ‘우수연기상’이 바로 그 것이다.
‘인아’는 높은 작품성과 출연한 모든 배우들의 열연으로 연기대상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지 않을까 예견됐던 작품이다. ‘가족’ 외에 별다른 소재 없이도 ‘인아’는 63회라는 대장정을 이끌며 지루하거나 처지는 것 없이 인생의 희로애락을 그려냈고, 시청률도 20% 정도를 꾸준히 유지하며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인기를 얻었다.
제주도의 ‘불란지’라는 팬션에 살아가는 4대에 걸친 가족 이야기는 평범해 보였지만 그 안에 사랑의 시작과 끝, 이혼과 재혼, 탄생과 죽음, 심지어 동성애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그리고 이를 온 몸으로 표현한 ‘할머니’ 김용림부터 손녀 ‘지나’ 정다빈까지 모든 배우들의 연기에는 진정성이 가득했다. ‘인아’의 작품성과 배우 연기력 측면에서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특히 ‘인아’ 대가족의 중심에서 강인한 며느리, 슬기로운 아내, 자애로운 어머니 등 다양한 어머니상을 제시한 중견배우 김해숙의 연기는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고, 그를 연기대상의 ‘대상’ 후보감으로 손꼽게 만들었다.
하지만 ‘인아’가 연말 시상식에서 받은 상은 딱 2개뿐이다. 지난 해 SBS 드라마가 전성기를 이뤄 ‘자이언트’, ‘시크릿가든’, ‘대물’ 등 수많은 작품이 시청자의 사랑을 받아 수상경쟁이 치열했다한들, 연일 찬사를 받았던 김해숙을 비롯 김용림, 김영철, 장미희, 윤다훈 등이 시상식에서 상의 경중을 떠나 후보 조차 오르지 못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SBS 드라마 관계자는 “2010년에 워낙 잘된 드라마가 많았고 열심히 하신 분들도 진짜 많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심지어 하나도 상을 못 받은 팀도 있다”며 ‘인아’ 팀이 2개의 상을 수상한 것은 부족한 게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상의 개수가 중요한 건 아니다. 하지만 받을 만한 사람이 받기는커녕, 후보에 조차 오르지 못하고 평가절하되는 것은 혼신의 연기를 펼친 배우도, 이를 가슴으로 받아들인 시청자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일 수 밖에 없다.
‘인아’를 사랑했던 시청자들은 시상식이 끝난 후 “인아 시청자들에게는 인아 배우들 모두가 넘버원이고 최고십니다”, “인아의 모든 출연진 정말 전 출연진이 연기 대상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수쳐 드리고 싶네요. 모두에게 대상을 드립니다”, “배우분들께는 좀 미안하네요. 그래도 본인들껜 수상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에 차이가 있을텐데..모두 작품상, 연기상 받으실 자격 충분히 있는 분들이신데”라며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지난 12월 26일 김수현 작가는 트위터에 뼈 있는 말을 남겨 일찌감치 연말 시상식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SBS 연말 연기대상, '인생은 아름다워' 팬들은 기대를 접으시기 바랍니다. 상은 받을 만한 가치가 있을 때 '상'이라는 생각 변함없고, 아마도 인아는 찬밥일 겁니다. 괜찮습니다. 잔칫상 구색 맞추기 동원보다는 아예 찬밥이 깔끔”이라며 부정적으로 말했다.
상 2개를 수상했으니 '인아'는 '찬밥'신세는 면했다. 단 하나의 상도 가져가지 못한 '나쁜남자'나 '별을 따다줘'와 같은 작품들에 비해 어찌보면 선전한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수상은 '잔칫상 구색 맞추기'란 지적과 "'연기'대상이 아닌 '인기'대상"이라는 시청자들의 비난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인생은 아름다워' 사진=SBS]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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