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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인구주택 방문 조사원으로 근무하던 중 성폭행 당할 뻔한 여성이 위로금으로 17만5천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알려져 네티즌들이 공분하고 있다.
3일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저는 17만5천원이었습니다'란 글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 글을 올린 아이디 '나억울해요'란 네티즌은 지난해 11월 인구주택총조사 당시 충북 제천에서 조사원으로 일한 A(33.여)씨로 방문 조사를 하다 성폭행 직전의 아찔한 상황에 놓인 바 있다.
이 글에서 A씨는 "얼마 전 통장 조회를 해보니 시청에서 17만5천원이 입금돼 있었다. 시청에 문의했더니 얼마 전 있었던 사건의 위로금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자신에게 한마디도 없이 시청에서 통장으로 돈을 넣었다면서 "왜 갑자기 17만5천원으로 다시 그 사건을 끄집어 내는건지. 저 그 돈 없어도 아무 지장 없다. 불우이웃 아니다"라며 "주지나 말고 가만히 있었으면 중간이라도 갈텐데 왜 그랬을까. 아무 말도 안하고 넘어가려 했는데 이젠 분노가 느껴진다"며 강하게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한 A씨는 "대한민국의 통계청이란 곳에서도 괜찮냐 한 마디의 위로도 없었다"며 "전 피해자고 아무 일도 없었는데 쉬쉬 해야만 하더라. 그런데 그 사람은 나라에서 주는 따뜻한 콩 밥 먹고 두 다리 쭉 뻗고 자고 있겠죠? 악몽은 안꾸겠죠? 잠이 안와서 뒤척이는 일은 없겠죠?"라며 상처가 다시 드러난 것에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A씨의 글을 읽고 "아예 줄 거면 평생을 책임질 만큼 주던가. 저건 뭐 애 며칠 분유 값 준 것도 아니고 그냥 어이없네", "읽다가 울컥했다", "정말 화가 난다. 그렇게 무서운 일을 당한 당신에게 아무 일도 안해주는 이 나라에 사는 게 부끄럽다"며 행정 당국의 처리를 비난했다.
이에 대해 A씨에게 위로금을 지급한 제천시청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조사원들이 상해 보험에 가입 돼 있었지만 A씨는 보험에 적용되지 않았다. 통계청에서 조사원들 중 사고를 당했지만 보험 적용을 못 받았던 분들을 위해 위로금을 지급한다고 해 우리도 충북도청에 돈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우리도 얼마의 위로금을 지급 받는지 몰랐다. 하지만 알고 보니 충북도청도 통계청으로부터 70만원의 예산을 배정 받았고 제천시에 지급된게 17만5천원이었다"며 "제천시로 온 위로금 전액을 A씨에게 준 것이다. 우리도 위로금을 받고 보니 너무 적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사전에 A씨에게 위로금 지급 사실을 알리지 못한 것에 대해 "회계과에 신청한 뒤 평소 2~3일 정도 처리 기간이 걸려 교육을 받으러 다녀 왔다. 그 사이에 이미 A씨의 통장으로 입금됐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 관계자는 "그 분을 도우려고 한 일인데, 오히려 상처만 드린 것 같아서 죄송하다"며 "절대 17만5천원이 그 분의 몸 값이란 의미가 아니다"며 거듭 사죄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A씨는 인구주택 방문 조사 중 34세의 남성 이모 씨가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것을 빌미로 A씨를 집 안으로 유인해 성폭행 당할 뻔 했다. 당시 A씨는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경찰에 신고해 이모 씨는 현장에서 체포된 바 있다.
[사진 = A씨가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글]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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