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독일서 활약하는 가가와 신지에게 에이스 등번호 '10번' 주어져
7일 개막하는 2011 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일본 축구대표팀은 마지막 조정을 끝내고 3일 밤 카타르로 출국했다. 작년 8월 부임한 알베르토 자케로니(57) 감독이 "목표는 우승"이라고 단언한 가운데, 남아공월드컵에서 활약하며 일약 에이스로 떠오른 혼다 게이스케(24, CSKA 모스크바)의 표정이 유독 어둡다. 등번호 '10번'을 놓쳐서다.
일본 축구 대표팀에게 있어 등번호 '10'은 팀 내 에이스를 뜻하는 의미있는 번호다. 월드컵 두개 대회 연속으로 미드필더 나카무라 슌스케가 10번을 달았지만, 작년 대표팀을 은퇴하면서 공석으로 남았다. 자케로니 감독 부임 이후 4경기를 치루는 동안에도 번호의 향방은 미정 상태였다.
차기 '10번'에 가장 많은 욕심을 나타낸 선수는 혼다 게이스케였다. 혼다는 지난 9월 공석에서 "유니폼 등번호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면 10번을 달고싶다"고 밝히며 등번호 계승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나 지난해 소속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가가와 신지(21, 도르트문트)가 10번을 잇는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식 발표되며 혼다의 계획은 무산됐다.
가가와는 이같은 사실을 접하고 "등번호 10번은 특별한 번호다. 나는 나카무라 슌스케와 같은 사령탑 타입은 아니지만, 득점으로 일본 대표의 새로운 10번 이미지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기쁜 소감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가와의 10번 배정에는 단순히 실력 뿐만이 아닌 다른 사정이 존재했다고 석간후지 등이 보도하고 나섰다. 가가와 이전에 10번을 달고있었던 나카무라 슌스케는 일본 대표팀 공식서포터 기업인 아디다스사와 영구 계약을 맺었고, 가가와가 그 계약을 유지하는 형태로 10번을 이어받게 된 것이다.
또, 일본 대표팀 사이에서는 '혼다 게이스케=18번'이라는 이미지가 정착돼, 각종 축구 관련 이벤트 시판 상품으로 혼다 게이스케의 18번 유니폼이 이미 만들어져 있는 등의 사정으로 가가와 쪽에 더 힘이 쏠렸다.
한편, 일본 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석간후지에 취재에 "아시안컵 본선에서는 결번이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10번을 공석으로 할 수 없었다"며 어쩔수 없이 빠른 결단을 내렸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지난해 많은 이적설을 뿌리며 화제를 낳았던 혼다 게이스케. 그러나 정작 결실을 이루지 못했던 만큼, 이번 아시안컵에는 더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것과 '10번 탈환'을 위해서도 한층 더 무거운 짐이 얹혀진 셈이다.
이연승 기자
유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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