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하정우와 김윤석이 주연한 영화 ‘황해’가 극장가에서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영화 속 연변 사투리가 눈길을 끌고 있다.
주연 두 사람은 각각 조선족 택시 운전수 구남(하정우 분)과 개장수 겸 살인청부업자 면가(김윤석 분) 독특한 연변식 사투리를 구사하고 있다. 두 사람이 촬영 3개월 전부터 매일 트레이너와 만나 사투리는 물론 조선족의 생활 습관까지 익혔기에 그 사투리는 더욱 실감을 더하고 있다.
그렇다면 황해 속에 선보인 사투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구남“니 안까이 바람났다니까”_안까이??
구남이 빚을 지고 돈을 빌리러 간 암달러상 아줌마와 얘기를 하던 중 나온 대사다.
‘안까이’는 ‘아낙네’의 함경도식 사투리로 바로 ‘아내’를 뜻한다. 영화에서 구남이 아내와 어떤 사랑을 나눴는지는 직접적으로 보여지지 않지만, 하정우는 대한민국 대표 배우답게 연락이 없는 아내에 대한 믿음과 불안감이 공존하는 섬세한 감정 연기로 두 사람 사이에 함축된 감정의 모든 것을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해’에서 김윤석이 맡은 캐릭터 ‘면가’의 실제 이름은 바로 ‘면정학’이다. 하지만 자신을 “면가”라고 소개하는 이유는 바로 연변 사투리 식 표현에서 비롯됐다.
연변에서는 자신을 소개할 때 이름보다 성(姓)씨를 나타내는 가(家)를 많이 붙여서 쓰고, 연변 식 발음으로는 ‘가’보다는 ‘개’에 가깝다. 그래서 김윤석은 영화에서도 정확한 대사 전달이 중요한 장면에서는 ‘면가’, 조선족이라는 설정을 드러내야 하는 장면에서는 ‘면개’를 혼용해서 사용하면서 리얼리티는 살리면서도 관객들을 배려하는 디테일한 연기를 선보였다.
태원(조성하 분) 과의 거래 이후 구남을 쉽게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면가.
하지만 생사가 걸린 도주를 하는 구남이 쉽게 잡히지 않자 면가가 내뱉는 “저 쇠스케 같은 새끼 하나 못 잡아서 이 난시야”라는 대사는 얼핏 한국 관객이 보고는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연변 사투리가 묻어난다. 일이 자신의 뜻대로 풀리지 않자 화가 난 면가의 심정을 담은 ‘쇠스케’는 ‘미친놈’이라는 욕이며, ‘난시’는 ‘난리’라는 뜻을 담았다.
‘황해’의 김윤석은 "가장 중요한 건 '말의 모양'이 아니라 '말의 내용'이다. 억양만 들리고 뜻이 안 들리면 틀린 거다. 때문에 ‘황해’ 속 연변 사투리가 상당히 다듬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윤석의 말 처럼 실제 조선족의 말투는 어조가 강해서 원 말투 그대로를 살려 연기할 경우 관객들이 어색하게 받아들이고 영화의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고 판단됐기에 일부 대사들은 두 배우가 직접 어조를 다듬었던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배우들의 열정이 ‘황해’를 더욱 완벽하게 만들고 있다.
하정우, 김윤석의 미친 연기로 주목을 받고 있는 ‘황해’(감독 나홍진)는 지난해 12월 22일 개봉 이후 2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사진 = 쇼박스]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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