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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한상숙 기자] "마음이 많이 아프다. 김시진 감독님에게도 미안하고…"
삼성은 지난 5일 오전 김용국 넥센 코치를 삼성 수비코치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삼성 코치로 있다 히어로즈 유니폼으로 갈아입은지 한 시즌 만이다. 다시 친정팀인 삼성으로 건너가게 된 김 코치는 "마음이 많이 아프다"는 말로 심경을 대변했다.
지난달 30일 선동렬 전 감독에 이어 삼성 사령탑에 오른 류중일 감독은 자신의 감독직이 확정된 후 김 코치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 코치는 6일 마이데일리와 전화통화에서 "나를 생각해 주셨다는 것은 고마웠다. 하지만 아무래도 고민이 많이 됐다. 4일 동안 많은 생각을 한 후 3일 김시진 감독님께 전화를 드렸다. 넥센과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황이라 삼성행을 결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코치는 연신 "마음이 아프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마음이 아프다. 많이 아프다. 김시진 감독님에게도 미안하고. 작년에 강진에서 고생한 것도 있는데…. 선수들과 수비 연습도 열심히 했다. 그런데 갑자기 큰 일이 터지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며 얕은 한숨을 쉬었다.
김 코치는 삼성행을 결심한 후 김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수 차례 시도했으나 마찬가지였다. 문자 메시지를 보내려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통화 버튼을 눌렀다. 한참동안 신호음이 이어진 뒤 김 감독과 통화가 닿았다. 김 코치는 "죄송합니다. 제가 힘들 때 많이 도와주셨는데. (감독님과)같이 했어야 하는데. 제가 역할을 제대로 못 했습니다. 미안합니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이어 "넥센이 싫어서 떠나는 것은 아니니 이해해 주십시오. 앞으로도 예전처럼 자주 전화하겠습니다. 우리 사이는 그대로 갑니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이에 김 감독은 "알았다. 결정 됐으니 가서 열심히 해라"고 짧게 답했다. 갑작스러운 소식이었지만, 류중일 감독의 "감독님,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라는 부탁도 외면하기 힘들었다.
1985년 삼성에 입단한 김 코치는 2000년 LG 수비코치를 시작으로 국내 코치 활동을 이어갔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는 친정팀인 삼성에서 수비코치를 맡았고, 넥센으로 건너와 2군에서 수비, 작전, 주루 코치를 담당했다.
김 코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삼성의 우승을 위해 힘 쓸 것을 다짐했다. 김 코치는 "삼성과 세 번째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복 받은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라며 의욕을 보였다.
[김용국 코치. 사진 = 넥센 히어로즈 제공]
한상숙 기자 sk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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