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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2011년 1월 6일, 잊혀졌던 두 가수가 다시 세간의 입에 오르며 같은 날 돌아왔다. 바로 비운의 천재 故김광석과 故김성재다.
'사랑했지만', '이등병의 편지' 등 주옥같은 노래로 유명한 가수 김광석은 이 시대가 안타깝게 놓쳐버린 최고의 가수였다. 1964년 경상북도 대구에서 태어난 김광석은 중학 시절부터 선배들의 도움을 받아 악기를 배우고 악보를 보는 법도 익힌다. 이후 1982년 명지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한 김광석은 기타 연주와 노래를 하며 음악과 유대를 쌓아갔다.
1984년 김광석은 김민기의 '개똥이' 앨범에 참여하며 가요계에 얼굴을 내밀었고, 이어서 '노래를 찾는 사람들'을 결성하고 첫번째 앨범을 발표해 가수의 길에 들어선다. 1987년 친구들과 결성한 '동물원'이 예상치 못한 대중의 인기를 얻으며 이름을 알렸지만 아마추어를 뛰어 넘는 음악을 하겠다는 일념 하에 1989년 '동물원'에서 나와 솔로 앨범을 내놓는다.
솔로로 전향한 김광석은 1994년 마지막 정규 앨범까지 총 4장의 정규 앨범과 2장의 리메이크 앨범을 발표했다. 당시 김광석이 발표한 노래에는 '사랑했지만', '사랑이라는 이유로', '일어나',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등이 있으며 선풍적인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김광석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1996년 1월 6일 자택에서 목을 맨채 자살해 세상을 충격에 빠뜨렸다. 하지만 김광석의 유서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던 점과 주변인의 진술 등으로 사망 원인에 의혹이 생겼지만, 음악 활동을 하며 우울증이 심해져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김광석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의 노래는 많은 후배 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 돼 불려졌고 사망 15주기인 6일 전국 곳곳에서는 그를 잊지 못하는 팬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오는 15일 밤 그가 태어난 대구의 경북대에서는 윤종신 이적 동물원 등이 참여하는 15주기 추모콘서트가 열린다.
김성재는 힙합 그룹 듀스 출신으로 파격적인 패션과 노래로 많은 인기를 끌며 90년대를 장식했다. 김성재가 속해있던 듀스는 고등학교 동창인 이현도와 1993년 결성한 힙합 그룹으로 1995년까지 총 3장의 정규 앨범을 내고 해체했다.
당시 듀스에서 이현도는 주로 작사와 작곡을 담당했으며 김성재는 듀스의 안무와 스타일링을 책임졌다. 이 둘이 이뤄낸 시너지 효과로 듀스는 발라드와 댄스 일변이던 한국 가요계에 힙합, 재즈, R&B 등 다양한 장르을 소개했고 세련된 힙합 패션을 도입하며 가요계 역사에 한 획을 그으며 천재 힙합 그룹이란 평을 얻었다.
이후 김성재는 1995년 이현도가 프로듀싱한 솔로 앨범 '말하자면'을 발표하고 같은해 11월 19일 SBS '생방송 인기가요'에 출연해 데뷔 첫 무대를 가진다. 하지만 이튿날인 20일 서울 홍은동의 한 호텔에서 변사체로 발견 돼 많은 이들을 경악하게 했다.
당시 김성재의 오른팔에서 28개의 주사 바늘 자국이 발견되고 반항한 흔적이 없어 경찰은 약물 과다 투여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김성재가 오른손잡이였단 사실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동물마취제가 검출된 점을 두고 타살 쪽으로 수사 방향이 급선회 했다.
이에 김성재의 여자친구이던 김모 씨가 동물마취제를 구입한 것이 알려져 김 씨가 용의자로 지목됐고 1심에서 살인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았다. 그러나 이어진 항소심에서 증거불충분으로 김 씨는 무죄 판결을 받았고 사건은 16년이 흐른 지금까지 미제로 남게 됐다.
이 김성재가 5일 밤 SBS 수목드라마 '싸인'에서 아이돌 스타의 의문사를 다루며 다시 한번 팬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팬들은 '싸인' 속 아이돌 스타의 죽음이 아직도 미스테리로 남은 김성재의 죽음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아직도 그를 아쉬워하는 팬들은 16년이 지난 지금이라도 진실이 밝혀지기만을 염원하며 6일 일제히 그에 대한 글을 올렸다.
김광석과 김성재. 서로 다른 음악의 길을 걸으며 각자 한국 음악계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두 가수는 2011년 1월 6일 우연치고는 절묘하게 다시 한번 사람들의 기억 속으로 돌아왔다. 한사람은 15주기 기일로, 또 한 사람은 제목마저 '시체의 흔적'을 가리키는 '싸인'이란 드라마를 통해서.
[사진 = 김광석 15주기 추모 콘서트 포스터(왼쪽)과 김성재 앨범 재킷]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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