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이상욱 객원기자] 후반기 라운드를 맞이하는 바이에른 뮌헨이 외부 영입에 의한 골문 보강 대신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에 우선적으로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바이에른의 주전 골키퍼인 한스-외르크 부트는 이미 36세의 나이가 말해주듯 다음 시즌에도 바이에른의 골문을 지키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때문에 바이에른은 샬케 04 소속의 독일 대표팀 주전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를 비롯해 지안루이지 부폰, 세드릭 카라소 등 각국 대표급 레벨의 골키퍼들과 연결되며 새로운 골키퍼를 외부에서 영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듯 보였다.
하지만 카타르에서 팀을 이끌고 전지 훈련 캠프를 진행중인 루이스 판 할 감독은 현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외부 영입 골키퍼보다는 팀의 백업 골키퍼이자 장래가 촉망되는 신예 토마스 크라프트를 주전으로 기용할 뜻을 밝히며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크라프트는 187cm의 장신으로 22세에 불과한데다 아직 리가 데뷔전조차 치르지 못한 이른바 초짜 선수지만 바이에른은 이미 오래 전부터 팀의 미래를 위해 장기적인 차원에서 공을 들여오고 있는 선수다. 13살 때부터 바이에른의 유스팀에서 활약해오고 있기도 하다. 비록 리가 경기 기록은 없지만 올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2경기에 출장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조별 라운드 초반 4경기에서 이미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은 바이에른이었기에 부담이 없었던 5, 6차전에 연속으로 출전할 수 있었다.
판 할은 후반기 라운드 첫 경기인 VfL 볼프스부르크와의 원정 경기에 크라프트를 선발로 출전시키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는 기존의 부트에게도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까지는 넘버 1을 지킬 것이 확실시됐고 다음 시즌에도 현역 생활 연장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 부트는 소속팀이 다음 시즌 노이어를 영입한다면 미련없이 유니폼을 벗겠다는 뜻을 보였던 부트로서는 신예 크라프트에 의해 자리를 빼앗긴다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되는 셈이다.
이미 바이어 레버쿠젠 시절 레네 아들러에 의해 주전 자리를 상실하며 벤피카 리스본으로 떠났던 전례가 있던 만큼 부트로서는 크라프트의 후반기 첫 경기 주전 출장이 달가울 리 없다. 하지만 벤피카 생활을 청산하고 바이에른에 입단할 당시에는 반대의 입장이었다. 올리버 칸의 뒤를 이어 미하엘 렌징이 넘버 1을 차지하고 스스로는 렌징을 받쳐줄 백업 역할이었지만 렌징의 부진을 틈 타 어느새 바이에른의 넘버 1을 차지하고 있는 부트다.
그만큼 바이에른은 신예 선수들에게 골문을 맡기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해왔던 터이기도 하다. 칸이 바이에른에서 활약하던 시기에만 3~4명의 유망주 골키퍼들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갔고 렌징은 칸의 은퇴 시기와 맞물려 넘버 1으로의 무혈 입성이 예상됐지만 노장 부트의 투혼에 밀려 결국 방출까지 된 서러움을 간직하고 있다. 크라프트 역시 일단 후반기 라운드 첫 경기 선발 출장은 보장받았지만 부트가 은퇴한다 해도 여전히 확고한 넘버 1을 보장받을 수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이데일리 pres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