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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해서 따뜻한 곳, 백스테이지 [한수정(Mei Han), JYP 엔터테인먼트 홍보팀 대리]
“닉쿤 진짜 잘생겼어?”, “나 수지!수지!!!!!!!!!!”, “좋겠다, 회사에서 맨날 조권이 깝떨거아냐~”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이렇게 얘기하면 그냥 미소만 짓는다. 문득 돌아보니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몸을 담은지 벌써 햇수로 5년이 되었다. 2007년 7월 이후 나온 JYP엔터테인먼트의 모든 앨범에 내 숨결이 묻어있다. 주말과 휴일에 스케줄이 더 많고 밤도 없고 낮도 없는 비규칙적인 생활. 지인들을 만나는 시간은 줄어들고 어쩌다 휴일이 생겨도 침대를 벗어나고픈 마음이 없다.
이곳은 참으로 다사다난하다. 반짝반짝한 아이디어와 음악이 마케팅, 매니지먼트, 홍보와 함께 24시간 연중무휴로 돌아가고 잠들지 않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니터링을 하느라면 하루가 48시간이라도 모자라다.
그 안에서 내가 속한 홍보팀은 어떤 일이 진행되어가는지, 아티스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일에 대해 누구보다 먼저 알고, 더 빨리 알려주고, 언제나 ‘촉’을 세우고 있어야 하는 대중과의 ‘창’이다. 종종 콘서트나 기자 회견 같은 행사가 있으면 그야말로 피골이 상접하기도 하고 언젠가는 쏟아지는 전화를 응대 하다 성대결절이 걸린 적도 있지만,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소통을 해 나간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참 정겨운 일인 것 같다.
지난 2010년 JYP엔터테인먼트는 유난히 바빴다. 봄부터 쉬지 않고 계속되는 소속가수들의 앨범 활동과 잦은 행사로 많은 분들이 휴가도 반납하고 전력질주한 결과, 박진영, 2PM, 원더걸스, miss A, 2AM 등 소속가수들과 함께 멋진 한 해를 이뤄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아티스트들의 백스테이지에서 칼퇴근도 모르고, 야근은 필수고, 휴일도 반납한 채 지내는 생활이 가끔은 서글프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에는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너무 평범하지만 평범해서 더욱 특별한 뭔가가 있다.
지난 해 12월, 2PM의 일본 쇼케이스와 프로모션 때문에 함께 일본에 갔다. 우연히 일정 중에 내 생일이 겹쳐 조금 마음이 짠했지만, 그러려니 하며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숨돌릴 틈 없는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고, 분주히 뛰어다니며 2010년 생일이 가만히 지나가고 있었다.
늦은 밤이 되어서야 모두 숨을 돌리고 저녁식사와 함께 간단한 환영회가 열렸다. 자리가 끝날 무렵 현지 파트너사인 소니 뮤직 재팬에서 2PM을 환영하는 세리머니를 열어주었고, 이어 한 스태프가 케이크를 가지고 등장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생일 축하 노래.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Mei 상~! 생일 축하 합니다~”
함께 자리에 모인 JYP 한국과 JYP 재팬 식구들, 소니 뮤직분들, 2PM, 2PM 멤버들의 부모님 등 100 여명의 기습 생일축하에 놀라 웃다가 울다가를 반복하며 촛불을 끄는 나를 쿤이 따뜻하게 안아줬다. 준수는 “누나 내가 파티 하자고 졸랐어요! 진짜 몰랐던거 맞죠? 생일 축하해요!”하고 맑게 웃어줬다.
말도 잘 안 통하고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모두 한마음으로 따뜻한 눈빛으로 웃어주는 고운 마음들이 얼마나 가슴이 벅찬지, 고마움과 감격에 잠을 이루기 힘든 밤이었다.
나는 참 이런 애틋한 ‘정’이 이 업계의 마약 같은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자본주의의 꽃인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차갑고 하루하루 격변하는 치열한 곳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안에서 서로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과 사람의 애틋한 ‘정’이 남다르다. 한 마음으로 함께 모여 가족들보다 오랜 시간을 보내고, 늘 같이 울고 웃고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이곳의 ‘정’은 느껴보지 않으면 모를 따뜻함이 있다.
최근에는 JOO가 3년 만에 새로운 앨범을 발매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가 2년간 연습을 하고 더 멋진 모습으로 컴백한 JOO와 함께 2011년을 시작한다. 열심히 하자고 서로를 격려하는 회사 식구들, 언론사분들, 방송국 분들.. 2011년도 따뜻하고 맑은 이곳에서 우리는 오늘도 함께 손을 꼭 잡고 달린다.
한수정 대리는 대학에서 광고홍보를 전공했고 지난 2007년 JYP 엔터테인먼트에 입사했다. 이후 원더걸스, 2PM, missA 등 소속 가수들의 홍보를 전담해 왔다. 밤낮 없는 비규칙적인 일에 몸은 힘들지만 그 속에서 느끼는 작은 기쁨에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위 왼쪽부터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원더걸스-2PM-missA,Joo,SanE. 사진=JYP엔터테인먼트]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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