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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용우 기자] 프로배구에서 마퍼(경기장 바닥에 선수들이 흘린 땀을 닦는 요원)와 볼보이의 역할은 중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경기 진행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 일은 앞으로 프로배구 선수가 되기를 원하는 꿈나무들이 맡아서 하고 있다.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서 1라운드서 입단한 박준범(KEPCO45)은 자신의 고향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볼보이를 했었다. 여자부 IBK기업은행에 입단해 기대를 모으고 있는 김희진(중앙여고 졸)도 지난 시즌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GS칼텍스 경기 때 마퍼를 했다.
그들은 선수들이 흘린 땀을 닦고 연습과 본 경기 때 때리는 볼을 받으면서 프로배구 선수가 되기 위해 꿈을 키우고 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경기에 뛰고 있는 선수들의 모습 하나하나를 배우려고 한다. 보기에는 아무 것도 아닐 수 있지만 경기 후 하얀색 종이에 자신들이 좋아하는 선수의 싸인을 받고 '열심히 하라'는 격려를 받는 것이 나중에는 큰 자산이 되기도 한다.
지난 해 4월 일본배구 결승전이 열린 도쿄 요요기 체육관를 찾았다. 김연경(레프트)이 속한 JT마블러스가 결승전에 올라서 도레이 애로우즈와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1만 3000여명이 보는 앞에서 펼쳐지는 경기도 재미있었지만 그 것보다 팬들을 위해 준비한 이벤트 행사가 나의 눈길을 끌었다.
결승전이 열리는 경기장 밖에는 팬들이 직접 배구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3,4위전이 끝나고 결승전이 시작되기 30분 전에는 스타 플레이어와 초등학교 배구 선수들이 직접 코트장에서 함께 운동을 같이 했다. 보이지 않지만 이런 것들이 앞으로 일본배구를 발전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이런 기회가 드물다. 다른 프로 스포츠와 달리 배구는 아직 지역 연고제가 정착되지 않은 것도 이유 중에 하나다. 경기장을 찾는 팬들을 위한 이벤트 행사를 많이 하고 있지만 배구선수가 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는 소흘히 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프로배구와 마퍼, 그리고 볼보이. 겉으로만 보면 아무 것도 아닐 수 있지만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앞으로의 한국배구를 짊어지고 나갈 선수가 프로배구가 열리는 경기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마퍼와 볼보이에서 나올지 모르는 일이다. 아무튼 프로배구 경기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마퍼들과 볼보이들을 지켜보면서 프로배구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절감한다.
[지난 해 4월 일본배구 결승전 모습]
김용우 기자 hilju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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