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카타르 도하 김종국 기자]북한 대표팀이 아시안컵 본선 첫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까다로운 질문을 능청스럽게 피해가는 여유를 보였다.
북한 조동섭 감독은 10일 오후(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아시안컵 메인미디어센터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오는 11일 열리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2011 아시안컵 D조 1차전을 앞둔 소감을 나타냈다. 이날 북한의 기자회견은 예정된 시간보다 2시간 연기된 가운데 북한은 선수 없이 조동섭 감독만 참석했다. 북한이 사전 예고도 없이 기자회견 시간을 연기한 탓에 예정된 시간에 모였던 취재진 숫자보다 절반 정도가 줄어든 취재진만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외부에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북한은 취재진들의 관심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조동섭 감독은 "이번 대회서 우리 목표 1단계는 조에서 올라가는 것이다. 2단계에선 조에서 올라간 후 최대한의 성과를 거두는 것"이라고 말하며 다른 팀들의 기자회견과 큰 차이 없는 분위기서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반면 까다로운 질문에는 북한의 통역관이 나서며 논란이 될만한 답변을 피해갔다.
지난 남아공월드컵 이후 사상교육과 함께 노동교화형을 받았다는 소문이 나도는 김정훈 감독에 대해 묻는 질문에 북한의 감독과 통역관은 웃음으로 넘겼다. 외국 취재진이 영어로 전달한 질문을 북한의 통역관이 조동섭 감독에게 답변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유도했기 때문이다.
북한 같은 폐쇄적인 사회에서 대표팀을 이끄는데 어려움이 없는지 묻는 질문에는 서로 다른 답변이 오갔다. 통역관으로 부터 다른 질문으로 전해들은 조동섭 감독은 "우리팀이 월드컵에서 많은 교훈과 경험을 얻었다. 올림픽팀 선수들과 배합해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반면 통역관은 "우리는 분데스리가나 프리미어리그 같은 경기를 보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은 없다"며 조동섭 감독과는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통역을 거치는 과정에서 조동섭 감독의 말은 빠졌고 대신 통역관이 취재진의 질문에 맞는 준비된 답변을 대신하며 위기를 모면해 나갔다.
[북한 대표팀의 조동섭 감독(왼쪽).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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