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진, "홍대 총학생회장, 꼭 밥 한번 먹자" 감동 편지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배우 김여진이 홍익대 총학생회장에게 감동의 편지를 보내 화제다.

김여진은 7일 오후 자신의 블로그에 '너에게'라는 제목의 편지글을 올렸다. 이는 점거농성 현장에서 만난 홍익대 총학생회장에게 보내는 글로, 앞서 이 총학생회장은 청소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비운동권' 출신이라는 이유로 집회중인 청소노동자들에게 "공부에 방해되니 집회를 중단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해야만 했다.

김여진은 글에서 "오늘 처음 본 너, 홍익 대학교 총학생회장. 미안, 이름도 못 물어봤네. 주민분들께 홍대의 지금 상황을 알리러 나가셨다가 그제야 막 들어오신 어머님(청소 용역 여성노동자들)들이 너를 맞으셨지"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나는) 너와 어머님들이 나누는 얘기를 듣고 있었어. 네 얘기의 요지는, 너는 어머님들을 도와드리고 싶다. 진심이다. 하지만 (나는) 비운동권이라고 해서 뽑힌 사람이라, 나를 뽑아준 학생들은 어머님들을 돕는 건 돕는 거지만 자신들의 학습권이 침해받는 거 싫다한다. 학교가 '외부사람'들로 채워지고 투쟁적인 분위기가 되는 거 싫다한다. 그런 입장을 가진 학생들이 날 뽑아서 내가 회장이 된 거다. (때문에) 돕고 싶지만 먼저 '외부 분들'은 나가주셨으면 좋겠다. 학습 분위기 저해하는 현수막 등은 치워주시라. 그럼 학생들과 뜻을 모아 어머님들을 지지하겠다. 진심이다라고 했다. 맞나?"라고 물었다.

또 "어머님들은 너에게 저녁을 먹고 가라고 했고. 나도 그렇게 말했지. 사람은 밥을 먹어야 더 친해지고 그래야 말도 더 잘 통하는 법이라고"라며 "내가 '자기도 많이 힘들지? 일단 밥은 먹자' 그 한마디에, (너는) 약간 울컥하는 것 같았어. 얼굴은 자꾸 더 굳어지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던 넌 정말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어"고 말했다.

이어서는 "무엇이 널 그렇게 복잡하게, 힘들게 만들었을까. 누구의 잘못일까"라고 물으며 "스팩에, 취업에, 이기적이길 강요받고 있는 너와 너를 지지하는 학생들만의 잘못일까? 너희들을 그렇게 두려움에 떨게 하고 아무것도 못 보게 하고 언론의 화살을 다 맞게 하고 어머님들이 주시는 밥한 끼 맘 편히 뜨지 못하게 만드는 건 누구일까. 나부터 반성한다"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김여진은 글을 마치며 "맘이 아팠다. 네가 자리를 뜬 후 목이 메더라. 그리고 많이 미안해졌다"며 "힘들다. 이제 그만 그 짐 내려놔라. 그리고 꼭 밥 한번 먹자"고 적었다.

앞서 홍익대는 용역 업체 변경을 통해 청소노동자 170명을 해고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청소노동자들은 최저임금 보장, 폭언 금지, 식비 지급, 식사 공간, 휴가 등 기본적인 사항들을 요구해 오다 해고 됐다. 이후 이들은 지난 3일 총장실 점거 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홍익대는 "이번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용업 업체와 연관된 일"이라고 입장을 밝힌 뒤 이들의 빈자리를 청소노동자는 하루 7만5000원, 경비직은 하루 10만원을 주고 일용직을 고용해 임시로 대치했다.

[김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블로그 캡쳐]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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