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한국 축구에서 스페인의 향기가 난다.
한국이 11일 오전(한국시각) 카타르 알 가라파스타디움서 열린 바레인과의 2011 아시안컵 C조 1차전서 구자철의 2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한국은 바레인을 상대로 압도적인 실력차를 보여줬다. 특히 중원에서 경기를 장악한 것이 승리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한국은 바레인을 상대로 구자철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앞세우고 기성용과 이용래에게는 그 뒤에서 전체적인 경기 조율의 임무를 맡겼다.
이들은 모두 이번이 아시안컵 첫 출전이라 제대로 된 호흡을 보여줄 수 있을지 우려를 낳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구자철-기성용-이용래는 유기적인 패싱 플레이를 선보이며 경기를 주도했다.
또 전방의 지동원과 양 날개 박지성, 이청용은 수시로 포지션을 맞바꾸며 패스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 확보에 적극적이었다. 전방 공격진의 움직임 덕분에 한국은 밀집 수비의 바레인 진영에서도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주고 받을 수 있었다.
마치 스페인이 사비 에르난데스, 세스크 파브레가스, 사비 알론소,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 짧은 패스에 능한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시종일관 경기를 지배하던 모습과 닮아 있었다.
한국은 중앙 미드필더들이 짧고 빠른 패스를 통해 수시로 공격방향을 바꿨으며 바레인 수비진은 공을 쫓아다니기 바빴다. 첫 골 상황에서도 바레인 수비는 중앙의 기성용을 놓쳤고, 뒤늦게 수비가 기성용을 따라 붙었지만 기성용의 낮게 깔리는 슛 같은 패스는 이미 발을 떠난 뒤였다. 결국 빈 공간에 있던 구자철이 공을 이어 받았고 한국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조광래 감독 역시 경기 후 "스페인의 플레이 스타일을 좋아하고 우리도 그런 형태의 스타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연 세계 최강 스페인 축구를 닮아가는 한국 대표팀이 오는 14일 유럽식 축구를 구사하는 호주를 상대로도 중원을 장악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 축구 대표팀. 사진 = 카타르 도하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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