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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와 SBS가 2011년 처음으로 맞붙은 수목 드라마 '마이프린세스'와 '싸인'의 경쟁이 치열하다.
13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마이프린세스'(이하 '마프')와 SBS 수목드라마 '싸인'의 시청률은 '마프'가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결과 20.9%(이하 전국기준)로 14.8%에 그친 '싸인'을 누르고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2일 방송에 이어 2회 연속 1위 차지다.
이를 두고 '마프'가 '싸인'과의 격차를 벌이며 수목드라마 1위 자리를 굳건히 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하지만 진정 '싸인'의 패배이며 '마프'의 승리일까?
13일 방송으로 총 4회 분이 방송된 두 드라마는 1, 2회에선 '싸인'이 앞섰고, 3, 4회는 '마프'의 승리였다. 1, 2회 시청률에서 1%도 안되는 격차였던 두 드라마가 3, 4회에선 전세가 역전된 채 그 차이가 더욱 벌어졌다. 이에 일각에선 '마프'의 승리를 일찌감치 점치기도 하지만 극의 전개를 더 두고 본 뒤 판단 내려도 늦지 않다.
또 '마프'와 '싸인'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어 시청자들 역시 어떤 드라마를 볼 지 고민중인 것으로 보인다.
'마프'는 최고 재벌 기업의 유일한 후계자 송승헌과 짠순이 여대생에서 어느날 갑자기 공주로 변신하게 되는 김태희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다.
반면 '싸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중심으로 시체에 남은 흔적에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박신양, 김아중과 권력을 위해 진실을 은폐하는 전광렬의 대립을 그리고 있다.
'마프'와 비교한다면 '싸인'은 김아중, 엄지원이 견줄 수 있겠지만, 극 중에서 신참 법의학관과 강력계 여검사인 이들은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싸인'에는 '마프'에 없는 연기파 배우 박신양과 전광렬이 있다. 이 둘은 매회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각자의 캐릭터에 그대로 녹아있다. 박신양은 진실을 숨기는 전광렬을 향해 분노하고 화도 내며 울부짖으며 억울해 한다. 전광렬도 평소에는 차분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상대하지만 자신의 계획을 막는 방해물이 등장하면 두 눈을 부릅뜨고 광분한다.
'싸인'에서 두 주연 박신양, 전광렬이 극의 중심을 잡고 안정감 있는 연기를 펼치고 있는 반면 '마프'에는 이순재가 있다. 하지만 주연이 아닌 조연이라 극의 안정감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마프' 김태희는 이번에 이미지를 바꿔 억척스러운 대학생을 연기했다고 하지만 결국은 공주 역할이다. 극이 진행될 수록 김태희의 외모를 공주로 부각시킬 수 밖에 없다.
더구나 '마프'의 공주 이야기는 이전에 선보인 '궁'과 여러모로 닮아 있고, 따라서 시청자들도 익숙한 스토리 임이 분명하다.
현재 엄청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시크릿가든'도 자세히 보면 재벌가 아들과 가난한 스턴트우먼과의 뻔한 사랑 이야기지만, 시청자들 중 '시크릿가든'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영혼 체인지'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도입해 시청자들을 끌어 들였고, 그 판타지적 소재가 결말을 예측 못하게 차단했기 때문에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마프'에게 익숙한 소재들을 뛰어 넘을 요소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반면 '싸인'은 아이돌 스타의 의문사란 큰 사건을 중심으로 2~3회 걸쳐 계속해서 새로운 사건들을 해결해 나갈 예정이다. 다양한 에피소드로 빠른 극 전개를 꾀함과 동시에 커다란 사건을 축으로 해 시청자들의 관심이 지속되도록 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아직 시청자들의 선택은 뚜렷하지 않다. 과연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을지, 아니면 아무리 맛있는 것도 자꾸 먹으면 질리게 될지, 시청자들의 선택을 지켜볼 일이다.
['마이프린세스'(위사진 왼쪽)와 '싸인'. 사진 = MBC-SBS]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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