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객원기자] "40세이브를 이루고 신인왕에 오르고 싶다". 신인다운 '당돌함'이 느껴지는 발언이다. 2008년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이 말을 한 선수는 당시 신인이었던 넥센 우완투수 김성현.
결론적으로 김성현 말한 40세이브는 아직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신인왕은 다른 선수 몫으로 간 채 이제는 신인왕 요건조차 사라졌다. 비록 그가 말했던 목표는 현실이 되지 못했지만 그는 나날이 발전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은 김성현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던 한 해였다. 데뷔 후 2년간 그의 성적은 2승 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5.90이 전부였다. 만약 2010시즌에도 부진하다면 소리없이 사라져간 수많은 유망주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2010시즌이 되자 지난 두 시즌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비록 구속은 데뷔 초반과 같이 150km를 넘나들지 못했지만 대신 안정감이 생겼다. 2009시즌에는 65⅔이닝동안 45사사구를 내줬지만 지난 시즌에는 90이닝을 던지면서도 42개에 그쳤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14선발 10구원) 그가 거둔 성적은 7승 8패 평균자책점 4.90. 보기에 따라 평범할 수도 있는 성적이지만 그의 가능성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한 성적과 활약이었다.
특히 7월 15일 롯데전부터 8월 18일 KIA전까지 선발 5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는 그에 대한 기대가 허황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 시간이었다. 그 기간동안 김성현이 기록한 성적은 32⅓이닝 22피안타 21탈삼진 14사사구 평균자책점 2.51이다. 이러한 활약 덕분에 연봉도 3000만원에서 2800만원이 인상된 5800만원이 됐다.
올시즌 넥센은 선발 자원이 풍부한 편이다. 고원준이 롯데로 이적했지만 선발 전환 가능성이 높은 지난해 구원왕 손승락을 비롯해 브랜든 나이트, 금민철까지 버티고 있다.
김성현이 선발 자리를 굳히더라도 부담감이 적은 이유다. 에이스가 갖는 부담감을 가질 필요도 없으며 상대 투수와 맞붙는 로테이션에서도 유리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지난해 펼쳐보인 가능성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발휘한다면 데뷔 첫 10승도 꿈이 아니다.
넥센은 지난 몇 시즌동안 팀내 주축 선수들이 빠져 나가면서도 수준급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다른팀 유니폼을 입은 선수의 빈자리를 메우는 선수가 계속 등장하기 때문. 김성현이 가능성을 폭발시키며 올시즌에는 자신이 신데렐라로 떠오를 수 있을까. 일단 가능성은 충분하다.
[넥센 김성현.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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