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언제부턴가 가수로서 늘 아쉬움과 부족함을 느꼈다. 무대에서 보여주는 노래와 춤만으로는 2% 부족함을 느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 그렇다. 어쩌면,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다. 하지만 점점 이 부족함 때문에 관객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내 삶의 방향을 잃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과연 무엇일까. 좀 더 내 인생을 재밌게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일까. 관객을 더 즐겁게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
이러한 고민의 해결책을 찾지 못하던 시절, 연기에 대한 욕망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나 이외의 새 삶을 살 수 있다는 매력, 연기 공부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물론 어렵고 고된 여정일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했지만, 이미 나의 도전은 시작됐다.
매일 대본을 리딩했고 연기 수업을 시작했다. 무심코 봤던 드라마와 영화도 몇 번씩 돌려봤다. 그러던 중 하늘이 도왔는지 뮤지컬 무대를 설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뮤지컬 '웰컴투마이월드'. 말 그대로 '마이 월드', 내 세상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하루하루가 고된 일상이었다. 발성에서 대사리딩, 노래 연습까지 모두 다시 시작했다. 초심으로 돌아가 학생 때처럼 새벽까지 연습실에서 살았다. 연습 후 집에서도 뮤지컬 생각 뿐이었다. 매일 혼나는 것이 예사였지만 나에대한 응원이라고 여겼다.
사실 모든 것이 낯설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성대 결절때문에 소리가 잘 안나서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너무 하고 싶었던 연기였고 뮤지컬이었기 때문에 무릎 꿇을 수 없었다. 비록 나의 부족함 때문에 많이 울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결국, 나의 도전의 출발은 성공적이었다. 나와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을 롤모델 삼아, 선생님으로 삼아, 하루하루 연습에 매진한 결과 첫 무대를 본 관객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쳐주었다. 무대가 끝난 뒤 감독님과 배우들도 '수고했다'며 축하의 말을 건냈다.
정말 살아있음을 느꼈다. 뭔가에 도전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느낌이구나 다시 한번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자신감도 생겼고 연기를 할 때 내 자신이 자유로워 지는 것도 느끼고 있다. 고민이 많은 편인데 뮤지컬을 하면서 나의 고민을 풀 수 있는 곳도 생겼다. 뮤지컬을 하면서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를 찾은 느낌이다.
도전처럼 값지고 달콤한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난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에 싫증내는 사람들에게 꼭 도전하라고 말하곤 한다. 용기를 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건다면, 반드시 행운이 따를 것이라고 말이다.
'카르페디엠, 오늘을 즐겨라. 그리고 도전을 즐겨라.' 나는 나의 좌우명을 지금도 믿는다.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