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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
윤종신은 ‘월간(月刊) 윤종신’이란 이름으로 매달 음반을 낸다. 매일, 매주, 매달 주어진 일을 해내는 묵묵히 샐러리맨처럼 꾸준히 곡을 쓰고, 발표한다. 음반 발매를 거창한 프로젝트가 아닌 생활의 일부로 삼은 그의 음악에는 아련한 추억 혹은 자잘한 일상이 담겨있다.
1990년 015B 객원보컬로 부른 ‘텅빈 거리’로 데뷔한 윤종신은 감성적인 멜로디와 섬세하고 솔직한 가사로 꾸준한 인기를 얻어왔다. ‘오래전 그날’, ‘너의 결혼식’ 처럼 떠나간 그녀를 쿨하게 놓지 못하는 애틋한 감성이 있었다면, 팥빙수, 막걸리 등 선호 음식(?)부터 ‘치과에서’처럼 최근 행적을 알 수 있는 노래까지 그 재료가 무궁무진하다. 특유의 미성과 잔 기교 없는 깨끗한 창법, 직설적인 가사로 자기만의 색깔을 지닌 독창적인 뮤지션으로 일가를 이뤄왔다.
그동안 윤종신은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좋다’, ‘야심만만’, ‘절친 노트3’, MBC ‘음악여행 라라라’ 등에 출연하며 감좋은 예능 MC로 손꼽히고 있다. 현재는 ‘라디오스타’ 장수 MC이자 KBS2 ‘야행성’, M-net ‘비틀즈코드’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이다. 유행에 따라 부침이 심한 예능에서 꾸준히 살아남는 비결은 압도적 존재감은 없었지만 탁월한 현장 적응력과 신들린 멘트라고 칭송할만한 미친 애드리브에 있다.
사실 최근 몇 년간 가수로 노래하는 모습보다 MC 혹은 패널로 예능에 출연하는 모습이 많았기에 가수로서의 정체성이 희미해진 게 사실이다. 또한 예능 캐릭터도 ‘패떳’의 부실 어르신이나 ‘라스’의 깐족 MC 등 유약하거나 가벼운 이미지였기에 정통 발라드 가수였던 진중한 과거와는 천지차이였다.
윤종신이 Top4 중 한명인 강승윤에게 부르게 한 자신의 노래 ‘본능적으로’는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윤종신이 부른 원곡 또한 새롭게 인기를 얻고 그의 대표곡에 포함되었다.
좋은 음악은 한 귀에 들어오는 음악이다. 그러나 윤종신의 노래는 귓가에 오래 머물고 그 가사는 깊은 공감과 함께 가슴에 새겨진다. 음악이 획일화되고, 쉽고 빨리 히트되는 음악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윤종은 참 열심히 꾸준히 음악을 해왔다. 그리고 그의 노래들은 각자의 소중한 사연들과 함께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얼마 전 SBS ‘강심장’에 출연해 스스로 열등생이라고 지칭했던 윤종신. 그러나 사실은 오랜 세월 성실과 노력으로 지속해온 모범생이다. 멘트는 주워 먹을(?) 망정 자신과의 약속이든, 팬들과의 약속이든 소신에 따라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들 힘만 있으면 70대까지 노래하고 싶다’는 윤종신을 오랫동안 보고 싶다.
[윤종신. 사진 = 음반재킷, 비틀즈코드, 슈퍼스타k2, 야행성 캡쳐(위로부터)]
함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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