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유병민 기자] 지난해 12월 경기도 파주에서 축산 농가 아들이 쓴 '살처분 일기'의 눈물이 마르기 전에 이번에는 살처분된 어미소의 가슴 아픈 모정 이야기가 네티즌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강원일보 보도(18일)에 따르면 최근 강원도 횡성의 살처분 현장서 안락사로 죽어가는 어미소가 고통을 참아내며 새끼소에게 끝까지 젖을 물리고 죽은 장면이 목격돼 방역요원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안락사 약이 투입된 소는 대부분 10초~1분이면 숨을 거두지만 이 어미소는 새끼를 위해 2~3분을 버틴 것. 이내 어미소는 숨을 거뒀고, 송아지는 영문을 모른채 곁에서 맴돌았다.
이 광경을 목격한 방역요원들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고, 결국 살처분 대상인 송아지도 어미 곁에 나란히 묻혔다.
유 씨는 "저희 부모님은 지난 13년간 한우를 키우셨지만 방역담당자들이 찾아왔고, 소리도 쳐보고, 눈물로도 호소했지만 되돌릴 길은 없었다"고 밝힌 뒤 "담당공무원도 눈물로 얼룩진 부모님의 얼굴 앞에 무릎 꿇고 협조를 부탁했고 아버지는 소에게 마지막으로 고급 사료를 먹인 뒤 안락사 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어 "큰 소는 2분 만에, 암소는 1분, 그리고 사흘 전에 태어난 송아지 마저..."라고 탄식한 뒤 "여자 방역 담당자는 '자신이 직업을 잘못 선택한 것 같네요'라고 울면서 주사기를 찔렀다. 그리고 다시 구토했다"며 당시 상황을 상세히 알렸다.
유 씨의 사연에 이어 이번 어미소의 모정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격려와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
네티즌들은 포털 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어미소의 모정에 숙연해진다" "지난 파주 살처분 일기에 이어 너무 가슴이 아프다" "이제 구제역이 그만 확산됐으면 좋겠다" "방역 요원분들의 수고에 감사드린다"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제역 방역 장면, 살처분 일지. 사진 = 양양군청 제공. 다음 아고라 캡쳐]
유병민 기자 yoob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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