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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지인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는“최수종-하희라 부부가 극중에서는 왜 그렇게 열렬히 싸우기만 하냐”는 것이다.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소문난 두 배우가 19년 만에 동반출연을 결정했으니, 무언가 기대하는 것이 있었던 것 같다.
애정표현 잘 하기로 유명한 부부라는 명성(?)때문에, 사적인 공간에서 두 배우만이 할 수 있는 애정신을 방송에서 그대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을런지도 모르겠다. “집 밖을 나서면 우린 철저히 배우 최수종과 배우 하희라로 산다”라고 공언했지만 두 배우의 연기와 실제를 묘하게 넘나드는 애정신을 보는 재미를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10부가 방영될 때까지 최수종-하희라 부부는 극도로 팽팽하게 맞섰고 목소리 높여 열렬히 싸웠다.
그리고 난 2주 전 11부 대본을 받아들게 됐다. 그런데 '아!'. 드디어 열렬한 키스신이 등장한게 아닌가.
그러나 지난 19일 방송된 11회분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들 부부의 키스신은 없었다.그렇다고 편집에서 ‘잘려나간’ 것은 아니었다. 현장에서 김형일 감독님과 최수종-하희라 부부의 기나긴 논의 끝에 내려진 결론이었다.
극중 장일준-조소희는 부부이기 이전에 오랜 세월 정치라는 험난한 길을 함께 해온 동지에 가깝다. 신뢰를 바탕으로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관계다. ‘섹스 스캔들’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한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확인하는 방법은 진한 키스보다는 서로를 끌어안는 것이 옳다는 결론이었다. 그 결론에 남모르게 흘린(?) 내 눈물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렇게 최수종-하희라 부부의 키스신은 사라졌다.
키스신은 사라졌지만 최수종-하희라 부부의 애정행각은 현장의 활력소다.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샘솟는 아이디어로 장난을 치는 아이 같은 최수종과 이를 엄마의 넓은 맘으로 받아주는 하희라는 1등 분위기 메이커다.
치열하게 사는 심각한 정치인 장일준을 TV로 시청할 때는, 현장에서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하는 최수종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가끔 남몰래 미소를 짓기도 한다. 따뜻한 현장만큼 시청자들의 냉담한 맘도, 시청률도 따뜻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프레지던트'에서 키스신 대신 대체된 포옹신을 연출한 최수종-하희라 부부. 사진 제공=필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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