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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용우 기자] 배구는 '세터 놀음이다'는 말이 있다. 화려한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팀의 야전 사령관이라고 할 수 있는 세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다는 소리다.
여자배구 GS칼텍스 KIXX는 현재 7연패를 당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된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세트별 20점이 넘어갔을 때 한 방을 책임질 수 있는 공격수가 없고 수비 리시브가 흔들린다는 것이다.
또한 보이지 않는 큰 문제점은 주전 세터 이숙자의 고집과 단조로운 토스워크다. 이숙자의 플레이 때문에 GS칼텍스는 점수 차를 벌릴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놓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2일 수원에서 벌어진 현대건설과의 경기 3세트 중반 이숙자는 제시카에게 볼을 올려줬다가 블로킹을 당했다. 양효진, 김수지(현대건설, 이상 센터)가 버티고 있고 공격 패턴을 읽혔다면 좌우 공격수에게 찬스를 줘야 했다. GS칼텍스는 점수 차를 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블로킹 하나 때문에 상대방에게 흐름을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한 관계자는 "수비 리시브가 불안한 것도 있지만 이숙자의 고집스러운 토스워크 때문에 좌우 공격수가 살아나지 않는 것도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8년 현대건설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GS칼텍스로 이적한 이숙자는 고집스러운 토스워크와 단조로운 패턴이 문제점이었지만 한 번도 지적을 받지 않았다. 지금까지 GS칼텍스가 외국인 선수 중심으로 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이다.
지난 2008-2009시즌 데라크루즈, 2009-2010시즌 데스티니 후커(현 스카볼리니 페사로)는 GS칼텍스 '몰빵배구'의 중심이 됐다. 하지만 올 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은 조혜정 감독의 철학은 고집스럽지만 외국인 선수가 아닌 국내 선수 중심으로 팀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 시즌 성적 부진때문에 어쩔 수없이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지만 항상 국내 선수가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최고의 선수가 오더라도 팀은 승리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조 감독의 의중을 제대로 헤아리기 위해선 주전 세터인 이숙자가 다양한 플레이를 펼쳐 국내 선수들을 살려줘야 한다.
GS칼텍스는 후보 세터로 시은미라는 유망주가 있다. 중앙여고를 졸업하고 입단한 시은미는 조 감독이 "한 번 키워보고 싶은 선수"라고 말할 정도로 생각하는 토스워크가 장점인 선수다. 주전으로 나왔을 때 다양한 플레이를 펼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조혜정 감독은 22일 현대건설과의 경기 후 "새로운 외국인 선수가 오면 (이)숙자가 맞출 수 있다는 기대치 때문에 쉽게 못 바꾸고 있다"고 말해 언제든지 이숙자가 아닌 시은미로 내세울 수 있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GS칼텍스는 지난 23일 이탈리아 세리에 페루자에서 활약했던 산야 포포비치(라이트)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최고의 선수를 데리고 온 GS칼텍스, 이제 이숙자와 시은미 사이에서 주전 세터를 결정해야 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느낌이다.
[사진제공 = GS칼텍스 구단]
김용우 기자 hilju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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