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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앨범, 3년 준비끝 '싱글 아닌 정규'로 발표'
[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 정말 개성 가득한 여가수가 있다. 아무나 소화할 수 없는 부스스한 헤어스타일로 얼굴을 반쯤 가리고 소울에 재즈를 섞은 듯한 독특한 목소리로 취한 듯 노래를 부른다. 신인으로 처음 내는 앨범이면서 회사에 당당히 정규앨범을 허락받아 3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드디어 앨범을 발매했다. 자기만의 색깔이 확실한 이 당찬 여가수, 바로 바바라(Barbara)다.
“바바라는 ‘날 봐바라’ ‘날 주목해달라’ 라는 강한 의미에요. 사실 처음부터 정규앨범을 준비한 건 아니에요. 원래는 다른 신인 가수들처럼 싱글을 먼저 낼 계획이었는데, 어중간하게 여러 번 싱글 내는 거 보단 시간을 좀 더 두고 정규로 내는 게 나을 거라 생각했죠. 다행히 회사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3년을 투자해줬어요. 그렇게 곡 선택부터 곡을 쓰고 가사를 붙이는 모든 작업에 제가 다 참여해서 3년동안 신중하게 만든 제 첫 정규앨범이 ‘네오 비트 제너레이션(Neo Beat Generation)’이에요.”
자신이 하고 있는 음악과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음악을 똑 부러지게 설명하는 바바라는 놀랍게도 88년생이다. 소녀시대, 원더걸스, 카라 등 걸그룹 멤버들과 나이대가 비슷한 아직은 어린 나이라는 것.
“현 가요계에서 걸그룹이 아닌, 나이 어린 솔로 여가수가 자기 음악 스타일로 승부하려 한다는 거 자체가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이란 걸 알아요. 그만큼 제가 더 확신이 있어요. 음악으로 승부하겠다는 확신. 그래서 음악에 대해선 대중한테 자신이 있어요. ‘당신들의 귀를 정말 즐겁게 해주리라’ 하는 그런 신인의 당찬 각오라 할까요.”
또래 걸그룹들은 어떻게 하면 좀 더 예쁘게, 좀 더 귀엽게 보일까 고민 할 텐데 바바라는 스타일조차 자신의 음악을 대중에 전달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로 사용했다. 어르신들은 ‘폭탄 맞았냐’고 지적할 법한 헤어스타일을 오직 음악과 어울리고, 앞으로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과 어울린다는 이유로 스스로 선택했다.
“예쁨을 버렸어요. 물론 아직 예쁘게 보이고 싶은 나이인 건 맞아요. 그렇지만 제 음악이 빛나야 하니까. 제 외형은 제 음악을 전달하기 위한 통로라고 생각해요. 이런 컨셉트에 거리낌이 없어요. 오히려 동경했어요. 유명한 흑인 여가수들 중에 이런 스타일이 많잖아요. 이렇게 하고 나서 노래를 부르니 노래가 더 잘 산다고들 하시더라고요. 그럼 만족해요.”
“걸그룹, 아이돌이 장악하고 후크송이 대세인 요즘 가요계에서 어떻게 제 음악을 들려줄 수 있을까, 그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무엇보다도 제 스타일을 잡는 게 꿈이었죠. 제 음악이 처음엔 대중에게 신선하거나 어쩜 익숙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렇더라도 제 스타일로 첫 발을 내딛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음악은 남아야 해요. 지금 들어도 계절마다 생각나는 음악들이 있잖아요. 그런 음악이 되려면 일단 제 음악이어야 해요. 제가 할 수 있는 음악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진지하게 접근했어요.”
바바라는 세상에 말하고 싶은 바를 자신의 노래로 풀어내고 싶다고 한다.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세상에 치우치지 않고. 그렇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중에 음악으로 말하는 신념있는 가수가 되는 게 목표다. 그의 첫 정규앨범 ‘네오 비트 제너레이션’은 그런 그의 고민이 담백하면서도 진지하게 담겼다.
“’비트 제너레이션’은 미국의 1960~70년대에 있었던 사회저항의식, 문화운동의 일종이에요. 거기서 장발, 히피 같은 게 나왔죠. ‘네오 비트 제너레이션’은 신조어인데 지금 가요계를 빗대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오고 싶다’는 뜻을 담았어요. 바바라가 음악적, 문화적으로 지금 가요계를 한바탕 휩쓸고 싶다는 포부를 빗댄 표현이죠.”
타이틀곡 ‘내버려둬’는 감각적인 트리플 레게 리듬에 세련된 비트와 어레인지, 거기에 호소력 넘치는 바바라의 보이스가 어우러져 강렬한 감동과 여운을 동시에 선사하는 노래다.
“약간 대중에겐 생소할 수 있는 노래에요. 곡 자체는 비트감 있고 강렬함이 있는데, 묘하게 가사적으로 표현해 내는 건 굉장히 드라마틱해요. 실연 당한 여자가 ‘내버려둬’ 이랬다가, ‘다시 내게 돌아와’ 하는 감정으로 바뀌는 그런 드라마틱한 게 있어요. 그래서 듣는 사람도 다양하게 들을 수 있을 거에요. 그게 바로 네오 소울의 묘미죠.”
타이틀곡 외에 ‘다시 너를’, ‘꽃과 나비 봄날에 입맞추다’, ‘널 버려야’, ‘Pearl’ 등 수록곡 모두가 단순한 대중성을 넘어 작품성까지 겸비한 곡들로 앨범은 꽉꽉 채워졌다. 수록곡 10곡 모두 타이틀감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
“뿌리있는 뮤지션, 개념있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겉모습만 꾸미고 그런 ‘척’ 하는 게 아니라, 항상 제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 빈틈 조차 자유스럽고 자연스럽게 보이는 그런 가수가 되는 게 꿈이에요. 그렇게 되고 싶어요 꼭.”
[바바라. 사진=팜엔터테인먼트]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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