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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한때 방송가의 어록 제조기는 김제동이었다. 이데 어록의 대세는 김태원이다. 김태원은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서 말하는 멘트는 시청자에 의해 어록으로 회자되며 화제가 된다. 김태원의 어록은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감동을 주기도 한다.
김태원의 어록 전진기지는 고정출연하고 있는 KBS‘남자의 자격’과 MBC ‘위대한 탄생’이다.
“강아지들은 기쁘고 들뜬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꼬리를 흔든다. 사람 역시 모두 똑같이 창피할 때 창피함을 느끼고 부끄러울 때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어떤 사람은 그런 감정을 잘 숨기는 것뿐이다. 과연 누가 정상이고 누가 이상한거냐”“1986년 결성 당시 백두산, 시나위 등 강하고 남성적인 록그룹들 사이에서 ‘부활’이라는 이름을 지어 촌스럽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부활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이름이다. 네 이름이 빛나도록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천재음악가 모차르트, 바흐, 철학자등 유명 인사들의 이마는 모두 너와 닮았다. 넓은 이마는 예술적 감각과 지성의 상징이다” “나는 모든 게 다 콤플렉스였다. 콤플렉스가 없어 고민이 없는 사람은 자칫 깊이가 없을 수도 있다. 콤플렉스로 고민하는 사람은 보석이 될 확률이 많다. 콤플렉스는 신이 준 선물이다”…
23일 방송된 ‘남자의 자격-남자 그리고 형’편에서 김태원이 고민 상담을 하는 고등학생들에게 해준 말이다. 그야말로 귀에 속속 들어오고 공감하는 말들로 김태원이 최근 들어 부각되고 있는 ‘어록 제조기’라는 표현이 허언이 아님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뿐만이 아니다. “나도 과거 우울증을 앓았기에 공감이 간다.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우울증은 기다림을 잊어버리는 병이다.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밀림에는 사자만 사는 것은 아니다. 기린도 살고 하마도 산다”“인간의 본성은 경험하지 않은 곳을 가는 것입니다”…
요즘 시청자와 만나고 있는 ‘위대한 탄생’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김태원이 언급한 심사평이다. 김태원이 심사평을 한 것에 대해 시청자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열렬한 환호를 이끌어낸다.
김태원의 어록은 김제동의 어록과 차이가 있다. 김제동의 어록이 사람을 웃기는 것보다 감동과 의미의 여운을 주는 것이 특징이 있다. 많은 공부와 독서 등으로 쌓은 지식과 정보등을 상황과 대상을 촌철살인 하는 풍부한 비유와 묘사로 내장한 멘트로 소화해 의미와 감동을 주는 특성이 있다.
반면 김태원의 어록은 웃음과 의미를 동시에 준다. 김태원의 어록은 독서나 공부를 통한 것이 아닌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날 것 그대로 매우 쉽게 전달하는 특징이 있다. 가끔 전혀 말이 되지 않는 상황도 연출되지만 이 때문에 초등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김태원은 이러한 멘트를 전혀 웃길 것 같지 않는 상황이나 분위기에서 잔뚝 목에 힘을 주는 특유의 자세로 툭툭 던지며 시청자의 관심을 받은 것이다. 이러한 멘트들이 시청자의 웃음보를 자극하더니 이제 가슴까지 자극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태원이 어록 제조기로 부상한 것이다.
[최근 '남자의 자격' '위대한 탄생'에서 재밌고 의미있는 멘트로 어록을 양산하고 있는 김태원.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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