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백솔미 기자] 일본에서 한 여성을 강간치사 및 살해, 시체유기한 범인 이치하시 타쓰야(32)가 체포전까지 도망다닌 모습, 심경 등을 직접 쓴 책이 발매될 예정이라 논란이 되고 있다.
스포츠호치는 25일 지난 2007년 일본 치바현에서 영어회화 강사를 하던 당시 22세 영국인 린제이 앤 호커를 살인한 이치하시가 직접 쓴 '체포되기까지-공백의 2년 7개월의 기록' 책이 26일 발매된다고 보도했다.
출판사 관계자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치하시의 관찰력과 감성의 풍부함을 느꼈다"며 "본인에게 수기의 이야기를 걸었는데 집필 의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직접적인 만남은 없었지만 간접적인 원고 교환을 통해 책이 완성됐다고 스포츠호치는 전했다.
이 책은 240페이지에 달하는 것으로, 사건이 발생하고 2009년 11월 체포되기까지 이치하시의 도주 경로를 따라간다. 이치하시가 일본의 동북쪽에 위치한 아오모리현에서 최남단 오키나와현까지 도망다니며 무인도에 가까운 오하섬에서 자급자족 생활을 했던 것, 린제이가 특히 좋아했던 '해리포터' 원서를 읽으며 경찰의 눈을 피해 생활했던 내용 등이 담겨있다.
특히 이치하시는 이 사건으로 지명수배 포스터가 전국에 뿌려지자 직접 실과 바늘로 코를 꿰메고 칼로 점을 도려내는 등 직접 성형해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집필의 이유에 대해 이치하시는 "내가 범한 죄의 참회의 하나로 생각했다"고 말했고, 이치하시의 변호인은 "이치하시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라는 고심 끝에 결정했으며, 인세는 린제이의 유족에게 겐너주든가 공익을 위해서 사용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린제이의 유족은 "재판 전에 이러한 책을 쓰는 것이 허락되는 것인가. 강한 혐오감을 느낀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 사실에 일본 네티즌들도 불편한 심기를 표했다. 기사의 댓글을 통해 "출판사가 더 혐오스럽다"며 "표현의 자유도 좋지만 한 사람을 죽여놓고 게다가 도망까지 한 범인의 수기를 유족에게 한 마디 상의없이 이렇게 발간해도 되는 것이냐"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피해자를 돈벌이로 이용할 수 있는가"라며 "일본인으로서 적어도 이 책을 사는 인간은 간접적으로 범행에 가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치하시의 재판은 연내 재판원제도를 통해 판결이 날 예정이다.
[이치하시가 쓴 책이 26일 발매된다는 기사. 사진 = 日 스포츠호치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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