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아직 아시안컵이 끝난 건 아니다. 3-4위전이 끝난 후 이야기하겠다"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이 개막하기 전부터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최대 화두는 '캡틴'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은퇴 여부였다. 그리고 이제 결정의 시간이 왔다. 박지성은 25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알가라파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아시안컵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석패한 후 은퇴선언 여부를 3-4위전이 열리는 오는 28일로 미뤄놓았다.
아시안컵 전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의 이야기대로라면 박지성의 101번째이자 마지막 A매치는 28일 밤 12시 카타르 도하 알사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안컵 3-4위전이 될 전망이다.
충분히 의미있는 경기이기는 하다. 이 경기에서 승리해야만 한국은 2015년 호주아시안컵 본선 자동 진출권을 얻는다. 3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자동 진출권을 얻으면 번거롭게 아시안컵 예선을 치를 필요가 없다. 박지성이 한국 국가대표팀에 선사하는 마지막 선물이 될 수 있다.
또 하나는 박지성 못잖은 레전드로 기억될 이영표의 마지막 A매치이기 때문이다. 이영표는 일본전을 마치고 "은퇴에 대한 마음을 정했다"고 털어놓았다. 2002년 11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동반 대표팀 은퇴한 불멸의 'H-H라인' 홍명보-황선홍처럼 두 레전드가 3-4위전 승리를 장식하면서 명예롭게 퇴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아시안컵 결승전이 아닌 3-4위전이 한국축구사에 영원히 남을 박지성이라는 거물의 마지막 페이지라는 점은 본인뿐 아니라 축구팬들에게도 커다란 아쉬움이다. 51년만에 한국에 아시안컵 트로피를 안기고 온갖 찬사를 받으며 영광의 은퇴를 선언했다면 안타까워하면서도 보내줬을 팬들조차 영웅의 퇴장이 초라해지길 바라진 않을 것이다.
누구보다 강한 승부욕과 투쟁심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박지성이 자신의 태극마크 커리어를 이렇게 마감할 것인가.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둔 약 3일의 시간이 축구팬들에게는 무척 길게 느껴질 것 같다.
[일본전 패배 후 아쉬워하는 박지성. 사진 = 카타르 도하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