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유병민 기자] 51년만에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했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지난 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승부차기 악몽'에 휩싸이며 결승행이 좌절됐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5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숙적 일본과의 2011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120분간 접전끝에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0-3으로 패했다.
대표팀의 승부차기 잔혹사는 지난 2007년 동남아 4개국 아시안컵 대회서도 있었다. 대회 내내 답답한 공격력으로 비난을 들었던 대표팀은 8강 이란전부터 승부차기를 펼쳤다. 당시 한국은 골키퍼 이운재의 눈부신 선방에 힘입어 이란을 4-2로 꺾었다.
이후 한국은 4강에서 이라크전를 맞아 0-0으로 경기를 마친 뒤 승부차기에 접어들었지만 마지막 키커로 나선 염기훈과 김정우가 잇따라 골을 실패, 승부차기 5-3으로 져 결승 문턱에서 주저 앉았다.
이후 사우디에 패한 일본과 3,4위전을 치른 한국은 또다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한국은 첫 번째 키커 조재진부터 오범석-이천수-이호-김진규가 차례로 골을 성공시켰지만, 일본 역시 나카무라 ??스케 등 5명의 키커들이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희비는 6번째 키커에서 엇갈렸다. 일본은 키커 하뉴가 실축을 저지른 반면, 한국은 김치우가 침착하게 골을 넣으며 3위까지 주어지는 2011 대회 자동 본선진출 자격을 얻어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반대의 결과가 연출됐다. 특히 한국은 키커로 나선 구자철-이용래-홍정호가 내리 실축을 하며 전례없는 승부차기 0점 패배를 당했다.
대한축구협회(KFA) 홈페이지에 등록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이 월드컵과 아시안컵 등의 성인대표팀이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승부차기 0점 패배를 당한 사례는 없다.
조별예선부터 8강까지 최고의 활약을 펼쳐온 조광래호이기에 이날 승부차기 0점 패배는 축구팬들에게 더 큰 충격으로 느껴졌다.
경기 후 조광래 감독의 키커 선정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구자철과 이용래, 홍정호 등 경기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선수들을 승부차기에서 앞 순번으로 정한것에 대해 조광래 감독의 오판이라는 여론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일본이 가장 확실한 페널티 키커인 혼다를 첫 번째 키커로 내세운 것에 비하면 이 부분은 확실히 조광래 감독의 실수다.
승부차기는 중압감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다. 따라서 젊은 선수들의 패기와 대담함보다 베테랑들의 노련미가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조광래 감독의 첫 선택은 구자철이었다. 비록 이번 대회 4골을 기록하고 있지만 구자철은 지난 8강 이란전부터 둔한 몸놀림을 보이며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체력, 경험, 나이 등에서 아직 부족했다.
뒤이어 나선 이용래와 홍정호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을 상대하는 아시안컵 준결승전 승부차기에서 믿고 맡기기엔 너무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었다.
한편 한국처럼 승부차기 0점 패배를 당한 팀이 뒤늦게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조별 예선에서 한국을 2-0으로 누르고 16강에 진출한 스위스. 스위스는 16강에서 우크라이나를 맞아 0-0 무승부를 기록한뒤 승부차기에서 한 골도 성공시키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한국 대표팀. 사진 = 카타르 도하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병민 기자 yoob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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