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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용우 기자] 한국 여자배구의 전설이라고 불리는 장윤희 GS칼텍스 코치가 선수로 복귀했다. 25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GS칼텍스와 인삼공사와의 경기는 많은 취재 열기로 가득했다. 3개 방송사를 포함해 배구를 담당하는 기자들이 기자실을 가득 메웠다.
마흔한살이라는 나이에 그것도 9년 만에 다시 선수로 복귀하는 장윤희 코치는 누구인가. 장 코치는 GS칼텍스 전신인 호남정유 시절 팀이 프로배구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슈퍼리그에서 9연패와 함께 92연승을 기록하는데 큰 기여를 한 선수다. 또한 지난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배구가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혁혁한 활약을 펼쳤다. 장윤희 코치는 선수시절 공격수로 뛰어났을뿐만 아니라 수비도 일가를 이룬 선수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GS칼텍스는 국내 선수들로 보면 우승 전력이었지만 에이스 역할을 해줄 외국인 선수가 부진했고 수비 리시브까지 흔들리면서 7연패를 당했다. GS칼텍스는 수비를 잘하는 공격수 한명만 있으면 우승후보감이라는 전망도 나왔었다. 국내 선수들과 시즌 시작부터 훈련을 함께해 온 장윤희 코치의 복귀는 약점인 레프트 포지션에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진했던 배유나(이상 레프트)가 이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일각에서는 장윤희 코치의 복귀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배구인도 있다. 하지만 최근 장 코치의 선수 복귀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왜 여자배구가 지금까지 수비가 뛰어난 장윤희 같은 공격수를 왜 키워내지 못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요즘 일본에서는 제63회 전일본배구 고등학교 선수권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전국에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고등학교는 남·녀 각각 53개교다. 그중 여자부만을 놓고보면 한국과 너무 차이가 난다. 일본은 예선을 거쳐 올라온 고교가 53개이지만 한국은 전국적으로 배구대회에 참여하는 고교가 16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본처럼 많은 학교에서 배구를 하기 때문에 공수모두 실력이 출중한 선수가 지속적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또한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지도를 받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대회 성적 위주로 훈련을 하기 때문에 대형 공격수는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대회 출전에 쫓기다보니 공·수를 갖춘 선수를 키워내는 것이 부족하다. 어쩌면 이런 현실 때문에 장윤희 같은 공격수가 나오지 않는 것일 수 있다.
한 배구인은 "현재 국제대회서는 한국이 일본을 넘기 힘들지만 중·고등학교에서는 일본을 상대로 거의 패하지 않는다. 일본 선수들은 중·고등학교에서는 수비 훈련을 위주로 하고 상위 무대로 가서 공격적인 기술을 배우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여자배구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장윤희 코치의 선수 복귀는 오랜만에 여자배구에 이슈거리가 됐다. 하지만 체계적으로 선수를 키워내지 못한 한국 여자배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한 번 배구인들에게 묻고 싶다. "장윤희 코치가 선수로 돌아올만큼 여자배구는 지금까지 무엇을 했나요?"
[GS칼텍스 장윤희 코치. 사진제공 = GS칼텍스 구단]
김용우 기자 hilju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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