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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저와 같은 나이 또래 활약하는 예능인이 없어 너무 아쉽다.”
이홍렬이 26일 방송된 MBC ‘무릎팍도사’에서 한 말이다. 이홍렬은 1954년생이니 올해 57세다. 이홍렬의 말을 듣고 KBS, MBC, SBS 등 방송3사에서 예능 프로그램에서 고정출연하며 시청자와 만나고 있는 50대 예능인은 단 3명에 불과했다.
바로 KBS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SBS ‘스타 주니어쇼-붕어빵’의 이경규(51), KBS ‘개그스타’의 이성미(52) 그리고 MBC ‘추억이 빛나는 밤에’의 이홍렬이 바로 그들이다.
1980년대 전통적인 콩트와 슬랩스틱 코미디에서 스탠딩 개그로 한국 코미디의 흐름을 바꾸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개막을 알렸던 50대 예능 연예인들은 이제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홍렬 이성미 이경규 3명을 제외하고 만나보기가 힘들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에 가끔 게스트로 출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프로그램을 맡아 정기적으로 시청자와 만나는 사람은 3명에 불과하다.
방송사의 문제와 예능인의 문제 등이 어우러져 방송에서 50대 예능인들이 자취를 감췄다. 방송사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10~20대 젊은 시청자만을 겨냥해 젊은 예능인을 집중 배치하고 개그나 코미디 프로그램 역시 중견 예능인들을 배제하다보니 50대 예능인들이 설자리를 잃었다.
한국코미디협회 엄용수 회장은“방송에선 코미디언(예능인)의 수명은 코너가 끝나면 끝이라는 자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참 활약할 30~50대에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예능인들이 부지기수다”고 말했다.
방송사의 젊은 예능인 지상주의와 중장년 예능인을 기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부재, 트렌드만을 쫓는 방송사 행태 등이 50대 예능인의 설자리를 잃게 한 것이다.
일본의 경우, 우리와 사뭇 다른 예능 풍경이 TV화면에서 펼쳐진다. 64세의 기타노 다케시는 코미디 프로그램과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을 할뿐만 아니라 최고의 출연료를 받는 예능 스타로 군림하는 것을 비롯해 60~70대 예능인들이 만담 등 코미디를 하며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주고 있다.
50대 예능인이 방송에서 볼 수 없는 것은 이같은 방송사의 태도때문이기도 하지만 트렌드나 새로운 웃음의 코드나 아이콘을 찾아 변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중장년 예능인의 잘못도 크다.
2010년 KBS연예대상을 거머쥔 이경규는 슬럼프를 맞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웃음의 첨단 코드나 프로그램의 트렌드를 선도하며 늘 예능스타의 정상을 유지했다. 이경규는 “정기적으로 슬럼프가 온다. 급변하는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부단히 연구도 하고 공부도 한다”고 말했다.
방송사의 잘못된 태도를 개선하고 중장년 예능인의 부단한 자기계발을 통해 중장년층이 방송에서 활동을 많이 하면 그만큼 예능 프로그램의 스펙트럼도 확대될수 있고 다양한 웃음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방송에 고정출연하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50대 예능인, 이홍렬, 이성미, 이경규.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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