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객원기자] 올시즌 종료 후 김주형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이범호가 1년 만에 일본에서 한국 무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유니폼은 한화에서 KIA로 확 달라졌다. KIA는 27일 "이범호와 계약금 8억원, 연봉 4억원 등 총액 12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유망주 탈출'을 벼르던 김주형(26)으로서는 그야말로 날벼락이다. 김주형은 이범호와 마찬가지로 3루수가 주 포지션이다. 그렇지 않아도 치열하게 펼쳐지던 주전 경쟁에서 이 경쟁을 단번에 정리할만한 파워를 가진 선수가 팀에 합류한 것이다.
그동안 김주형에게는 '만년 유망주'라는 타이틀이 따라 붙었다. 광주 동성고 졸업 후 2004년 KIA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김주형은 그동안 많은 기대를 받으면서도 팀과 팬들의 기대에 2%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2007년 6월 한 달간 6개 홈런을 때려내며 가능성을 폭발시키는 듯 했지만 거기까지 였다. 결국 김주형은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2009년부터 상무 유니폼을 입고 군복무를 했다.
군복무를 하며 심기일전한 그는 올시즌을 앞두고 각오가 남달랐다. 어느덧 적지 않은 나이이기에 이제는 뭔가를 보여줘야할 때가 왔기 때문.
복귀 후 분위기도 좋았다. 조범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그에 대한 기대를 여러차례 드러냈다. 김주형은 KIA의 '거포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파워를 가진 선수였기에 그의 모습을 올시즌 자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김상현의 외야 전향설 배경에는 그의 좋지 않은 무릎 상태도 있지만 김주형에 대한 기대도 깔려 있었다.
하지만 이범호가 합류하며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별다른 이변이 없는한 KIA 주전 3루수는 이범호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질적인 무릎 통증이 있는 김상현과 달리 이범호는 한화 시절 615경기에 연속 출장할 정도로 튼튼한 몸을 갖고 있다. 여기에 소속팀 차원으로 보더라도 우승을 노리고 영입한 '대어' 이범호에게 많은 기회를 줄 가능성이 크다. 김주형에게 제 2 옵션인 지명타자, 1루수, 외야수 자리도 들어갈 곳이 보이지 않는다.
우승을 노리는 팀에서 그동안 보여준 것이 적은 '유망주'들이 많은 기회를 얻기는 쉽지 않다. 잠깐 빈 틈이 생겼을 경우 그 자리를 치고 들어가야 하지만 이 기회를 살리는 선수는 극소수다.
물론 반전 드라마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이범호에 대한 반대급부로 한화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이범호를 KIA에 내준 한화는 돈 대신 보상선수를 택할 확률이 높다.
만약 김주형이 보호선수 18명 안에 속하지 않을 경우 한화가 김주형을 선택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물론 투수력도 약하지만 3루수 자리도 만만치 않다. 한화는 올시즌 주전 3루수를 정원석이 볼 것으로 예상되는 등 3루가 취약 포지션이다.
이 시나리오 외에 김주형이 KIA에서 자리를 꿰차며 활약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어쨌든 이범호 영입에 따른 최대 피해자가 김주형인 것도, 현재 김주형의 기상상태가 '흐림'인 것도 틀림없다. 그동안 1군에서 보여준 것이 많지는 않았지만 이범호가 영입되며 달라진 모습을 선보일 '기회'조차도 박탈 당할 확률이 높아졌다.
그의 올시즌 종료 후 날씨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입지가 확실하지 않은 선수인만큼 실력도 실력이지만 운도 많이 따라야 '맑음'이 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사진=2008년 김주형의 활약 모습]
마이데일리 pres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