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11년간 정들었던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캡틴'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대표팀을 은퇴하는 소감을 전했다.
박지성은 31일 서울 신문로 대한축구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은퇴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은퇴를 공식적으로 처음 이야기하는 것 같다. 지난 11년동안 대표팀에서 뛰었던 것은 너무 영광스럽고 행복한 일이었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는 것이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직은 이른 나이일 수도 있고 아쉬울 수도 있지만 대표팀에 남아있는 선수들과 한국축구를 위한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결정을 정몽준 명예회장님, 조중연 회장님, 조광래 감독님이 잘 받아주시고 좋은 상황에서 은퇴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며 "대표팀에서는 은퇴하지만 한국축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일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00년 4월 15일 라오스와의 아시안컵 1차 예선을 통해 국가대표로 데뷔한 박지성은 같은 해 6월 7일 마케도니아와의 LG컵 이란 4개국 대회에서 A매치 첫 득점을 올렸다. A매치 통산 100경기에 출전해 13골을 기록했고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2004년 중국아시안컵 8강,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3위 등 한국축구의 영광스런 역사에 늘 함께 했다.
다음은 박지성과의 일문일답.
독일월드컵의 지단처럼 브라질월드컵에 복귀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돌아올 것인가.
"대표팀에 다시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표팀이 좋은 결과를 얻어 브라질월드컵에 나간다면 당연히 당시 대표팀에 뛰는 선수들에게 기회가 가야 한다. 월드컵을 통해 더 좋은 선수들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복귀는 없을 것 같다"
자신이 어떤 선수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어떤 선수였는지는 많은 분들이 판단하실 문제지만 대표팀에서 뛰는동안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제가 그라운드 안에서 뛸 때 믿음을 가질 수 있으셨다면 저에겐 최고의 찬사일 것이다"
포스트 박지성은 누가 될 것 같나.
"많은 어린 선수들이 재능이 있다. 제 포지션으로 본다면 손흥민 선수도 좋은 모습을 보였고 기대가 된다. 김보경 선수가 남아공월드컵, 아시안컵 때 기회가 없었는데 좋은 선수라 제 포지션 상 기회가 올 것이다"
은퇴를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는.
"아시안컵을 통해 많은 선수들이 능력들을 입증했기 때문에 지금 대표팀에서 물러나야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오고 브라질월드컵을 대비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대표팀 은퇴에 이어 현역 은퇴는 언제쯤.
"몇 년에 은퇴하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앞으로 3-4년 정도는 더 뛸 거라 생각한다"
11년간 대표팀 생활 중 가장 기뻤던 순간과 아쉬웠던 순간은.
"처음 대표팀에 발탁됐을 때가 가장 기뻤고 2002년 월드컵이 가장 행복했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이번 아시안컵이다"
남아공월드컵과 이번 아시안컵을 통해 주장 역할을 맡았는데.
"주장 자리가 안고 있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그렇게 크다는 걸 주장 완장을 차고야 알았다. 주장을 맡았던 선배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게 됐고 다음 주장이 될 후배들도 그런 능력을 갖췄으면 한다"
재단 사업은 어떻게 되나.
"한국 축구선수로서 많은 사랑을 받은만큼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권에서 자선 사업을 할 계획이고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축구의 팀플레이가 특히 좋다고 느꼈다.
"한국 축구는 다른 나라와 달리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헌신적으로 뛴다. 축구뿐 아니라 한국인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축구와 아울러 한국인의 특징이라고 느꼈다"
부상과 지역적 특성 등이 은퇴를 앞당기지 않았나.
"제가 부상이 없었다면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이어갔을 거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다. 지역적 특성상 유럽과 거리가 멀기도 하기 때문에 세계와의 싸움을 위해서 유럽에서 평가전을 할 필요성이 있다. 너무 아쉽지만 체력적인 문제도 있고 은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회는 없다. 대표팀 생활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은퇴 기자회견의 박지성.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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